한국상담학신문/가족심리학

[가족심리학] 감정은 양면성이 있습니다.

느루독서심리연구센터(010-2788-3025) 2018. 3. 27.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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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상담학신문(261-21-00636)에서 발행하는 글입니다. 앞으로 더 건강하고 깊이 있는 글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이곳, 저곳에서 옮겨 다니며 살았습니다. 그리고 어머니와 합가한 지 얼마 안 된 친구입니다. 이 친구와 상담하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를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각, 이는 아이에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아니라 오히려 주눅과 눈치 살핌, 그리고 불안감을 가중시킬 수 있음을요.'



요즘은 부모의 이혼도 많고, 한 부모 가정도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이라 하더라도 자신들의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하여 흔히 문제라고 얘기하는 행동방식이 나옵니다. 하지만 부모의 기다림과 인내, 이해하고 버텨줌이 아이의 행동양식을 안정적으로 변화하게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친구의 경우는 자신은 자라오면서 크게 힘들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감정을 억압해온 듯했습니다. 하지만 어른들은 그렇게 살아온 자신에게 '위로, 챙김, 살펴봐 줌'이 아닌 문제점을 어린 시절의 그 상황 탓으로 돌림이 불편하다고 했습니다.



현재 합가한 어머님도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지만 그것에 대한 표현은 마음과 반대의 감정으로 표현하십니다. 그러다 보니 이 친구는 오히려 더 소외감과 섭섭함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하나의 예로 아이는 그래도 자신과 함께 해주는 어머님이 너무 감사하여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며 번 돈을 조금씩 모아 어머님 생신 때 선물을 사서 드렸는데 어머님께서는 '뭐 이런 거 사 왔노. 그냥 니 쓰고 싶은 거나 사서 써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님은 고맙지만 아이를 생각해서 아이를 위해 쓰라고 이야기를 하신 거죠. 하지만 아이는 어머님께 드리고 싶고, 선물 받고 기뻐하실 모습을 생각했다가 저 반응을 받으니 몹시 섭섭하고 어머니가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어른도 아이도 서로 표현하는 방식에 오류가 생겼습니다. 아이의 입장을 생각하면 그 챙김이 고마움이고 그것을 표현해 주시면 되는 거였는데 그 마음은 마음속에 두고 아이를 위한다는 말로 '쓸데없이 돈 쓰지 말고 너를 위해 써라.'라고 하신 거죠. 이것만으로도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오해하고 마음의 상처를 갖게 됩니다. 



제가 일을 하고 있지만 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보니 아이의 특별한 일정을 챙겨야 할 때가 있습니다. 오늘 상담받으러 오는 그 친구와 어머님이 센터로 들어오시며 제 아이의 일정을 나눴습니다. 그러면서 일하는 엄마라 더 아이의 일정을 챙겨야 할 때 마음과 또 아이의 마음을 나누는데 이 어머님께서 잠시 말을 멈춥니다. 제가 보기엔 이 어머님께서 아이가 어릴 때 챙겨주지 못했던 그 미안한 마음이 떠올라 말을 줄인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곧 다시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며 상담받는 친구와 상담실로 들어오는데 이 친구가 어머님께 이야기합니다. "그때, 엄마 안 왔잖아."


이 친구는 학창시절 운동(태권도)을 했던 아이입니다. 품띠를 따러 갈 때 다른 친구들은 부모님이 다 오셨는데 자신은 어머님이 안 오시니 사범님들과 같이 있으면서 그 섭섭함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어머니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생각했어야 하는데 자꾸 뭔가를 바라고 그러면서 한 번씩 어머님께 섭섭함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저는 그게 당연한 감정이라고 이야기해 줬습니다. 아이가 어른들의 그 사고까지 생각하고 이해하기에는 어리니까요. 그런데 아이의 어머님은 아이가 섭섭할 것이라고 생각도 안 했고, 또 표현할 때에도 아무렇지 않게 넘겼다고 합니다. 이 아이는 얘기합니다. '엄마가 날 보러왔다면 칭찬을 해 주지 않았을까. 난 칭찬받으며 기분 좋았을 것이라고. 또 가족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날 자랑해주었으면...'하는 소소한 바람이었습니다. 



지금은 성인이 되어 그 마음을 이해하려 하지만 그 긴 시간 동안 아이가 가진 섭섭함과 아픔은 보상이 되지 않는 것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첫 번째, 부모는 아이의 그 시절에 대해 사과를 하셔야 합니다. 그 어린 시절 아이가 혼자 감당하고 있었던 그 아픔과 상처에 대해 사과하시고 안아주세요. '엄마인 나도 힘들었었다.'라는 말은 사과하는 이 상황에서가 아니라 아이의 감정을 알아주고, 아이의 마음이 부모를 받아들일 그 상황이 되면 그때 이야기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두 번째, 현재 부모로서 아이와의 좋은 추억, 기억을 만들어 나가면 됩니다. 아이에 대한 미안함이 계속 이야기된다면 아이 역시 느낄 것이고 그것이 부담감으로 작용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아이와 즐거운 기억을 만들어 채워나가시면 됩니다. 

세 번째,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고 그것을 표현해주십시오. 그것이 조언이라는 이름 아래 아이를 훈계, 지적한다는 느낌이 아닌 아이가 이야기하는 말의 밑 마음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감정은 양면성이 있습니다. '엄마, 싫어'라는 말엔 '나 엄마의 관심, 사랑이 필요해요.', '나 좀 내버려 두세요.'라는 말엔 '나를 좀 살펴보고 나를 알아주세요.' 등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여 숨기고 있는 밑 감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자신의 밑 마음, 밑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만 있어도 건강하게,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자신의 밑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다면 부모의 그 패턴을 습득하는 아이 역시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지 않고 겉 마음만 표현할 것입니다. 

부모부터 내 감정을 알아차리고 전달하고 싶은 그 밑 마음을 먼저 표현해 주십시요. 분명 감정에 대해 오해함이 줄어들 것입니다. 



이 친구와 감정 표현에 대한 이야기까지 하고 상담을 마무리했는데, 한마디 하며 나갑니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방금 선생님께 배운 걸 썼습니다."

이 한 마디로 아이의 변화에 대한 힘과 의지가 보여서 기뻤습니다. 변화는 해 보겠다는 의지의 시도와 실천에서 시작합니다. 아이도, 나도 여전히 성장합니다. 그 성장을 위하여 응원하겠습니다.  


written by 이나검 박사(현 울산숲심리상담코칭센터장)
경성대 교육대학원 상담심리 석사
경성대 일반대학원 교육학 박사
현) 부산예술대학교 복지예술치료상담과 교수
현) 한국인재교육개발원 미술심리상담사 지도교수 및 미술심리상담사 출제위원/감독관
현) 포항중앙평생교육원 아동미술심리상담사/미술심리상담과정 강사
현) 울산중구다운행복강연 센터장
현) 울산중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 미술치료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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