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상담학신문/가족심리학
[가족심리학] 불행의 목소리와 우울을 늘 경계하기 위해서라도 마음문 단속을 잘 해야 합니다.
느루독서심리연구센터(010-2788-3025)
2018. 4. 7.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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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상담학신문(261-21-00636)에서 발행하는 글 입니다.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할 몫이 있습니다. 하지만 의도치 않게 내 짐을 가볍게 만드는 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불행한 목소리가 마음속을 기웃거릴 때마다 어둠에서 자라는 우울씨앗은 생각보다 빠르게 자랍니다. 아침마다 어김없이 나타나는 습관처럼 우울도 불행의 목소리를 만나서 즐깁니다. 뼛속 깊이 자리 잡을 계획을 하려는 불행의 목소리와 우울을 늘 경계하기 위해서라도 마음 문 단속을 잘 해야 합니다.
2011년에 UCLA 대학교 심리학과 나오미 아이젠버그(Naomi Eisenberger) 교수와 데이비드 게펜 의과대학 브루스 날리보프(Bruce Naliboff) 임상교수팀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에 '사랑'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논문 제목은 '애착대상(사랑하는 사람)은 안전 신호관련 신경영역을 활성화시키며 고통경험을 줄여준다(Attachment figures activate a safety signal-related neural region and reduce pain experience)'였습니다.
이 논문의 핵심은 감정적인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애착대상(attachment figures) 즉,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육체적 괴로움과 아픔을 낮춰줄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음 안에서 일렁이는 고통의 불씨를 사랑하는 사람의 존재만으로 꺼트릴 수 있을까요? 이 실험에서는 여성 참가자 21명을 모집했습니다. 그리고 이 여성 참가자들의 왼쪽 팔뚝(left forearm)에 열 자극을 주었습니다. 중간 정도의 열 자극을 2회 그리고 높은 열 자극을 2회, 이렇게 총 네 번을 열 통증을 주었습니다. 열 자극은 통증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열 자극 통증을 느낄 때, 3가지 종류의 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첫 번째는 사랑하는 사람(partner)의 사진, 두 번째는 낯선 사람(stranger) 사진, 마지막 세 번째는 사물(object) 사진이었습니다. 열 자극이 아프고 괴롭지만 견딜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실험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애착대상(사랑하는 사람)을 보여주었을 때, 열 자극에 느끼는 아픔을 느끼는 정도가 낯선 사람의 사진을 볼 때의 고통보다 25%나 낮아졌습니다.
뇌 스캐너인 fMRI(기능적 자기 공명 영상)로 여성 참가자들의 뇌를 찍어보았습니다. 애착 대상(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게 했을 때, 위험이나 고통과 같은 신호를 알아차리는 전전두엽 피질(눈 바로 위에 위치한 뇌)의 활동성이 떨어졌습니다. 즉,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것은 아픔을 덜 느끼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 실험에서 특이한 점은 낯선 사람의 사진을 바라보는 것보다 사물을 바라보는 것이 더 고통이 덜했습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진통제(painkiller)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중에서 최고는 '사랑'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의 손을 잡아주고, 서로를 바라보는 것만큼 완벽한 진통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염없이 내리는 눈물을 닦을 힘이 없을 때,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단단히 움켜쥘 수 있게 만듭니다.
게걸스럽게 까먹고 버려버린 시간쓰레기가 발끝에 툭툭 채이는 날이면 더더욱 우울이 가득 차게 됩니다. 생각이 유랑을 멈추고 마음이 정착할 수 있도록 '사랑'을 바라봐야 합니다. 고스란히 삶의 노트에 받아 적은 고통들을 해독하고 분석하면서 힘들어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에 내가 바라볼 수 있는 가족의 눈을 보며 마음길 위에 어두운 길 밝히는 한 줄기 빛을 내려야 합니다.
written by 이재연 교육학 박사(상담전공)
한국상담학신문 대표
한국청소년지도학회 상임이사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슈 인 심리학' 칼럼니스트
전)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상담사회교육전공 교수
전) 대신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
저서) 우리아이마음설명서(지식과 감성, 2018)
심리학 편지(지식과 감성, 2017)
심리학으로 알아보는 가족사용설명서(지식과 감성, 2016)
심리학 이슈로 답하다(지식과 감성, 2016)
자녀의 자아에 사랑을 더하다(지식과 감성, 2016)
이슈 인 심리학(글로벌콘텐츠, 2015)
-한국상담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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