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검 박사의 심리이야기] 형제 키우는게 어려워요.
이 글은 한국상담학신문(265-21-00636)에서 발행하는 글입니다.
"선생님, 정말 형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아이들의 성향도 다르고... 큰 아이는 너무 애 어른처럼 행동하다 보니 조금은 어리게, 자기 나이에 맞게 행동했으면 좋겠고 또 작은 아이는 너무 터무니없이 어리게만 행동하다 보니 또 바라보는 저는 답답합니다. 아이들이 서로 조금씩만 섞어도 좋을 텐데..."
많은 부모들이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십니다. 아이들이 반반만 섞어도 참 좋지 않을까 하고. 이미 아이들의 성향에 있어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이 어려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성향은 기질적으로 타고나기도 하고, 아이가 성장하면서 부모로부터, 환경으로부터 습득한 부분이 함께 나타나게 됩니다.
아이들은 서로 싸우면서도 서로의 관계를 만들어 갑니다. 그런데 그 순간 부모의 개입이 들어가면 아이들은 둘 다 상처를 받습니다. 부모는 중재라고 하지만 어느 아이 다 편을 들어 줄 수도 없고 부모의 기준과 시각으로 잘잘못을 따지게 되며 혼을 내게 되는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아이들은 누구의 편을 들어주는 부모에게 상처를 받게 되며 그 불편한 감정이 내면에 남아있게 됩니다.
작은 아이가 요즘 반항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부분에서 반항을 하는지 여쭤보자 어머님께서는 아이에게 옷을 다 사주는데도 자신은 화를 많이 낸다고 합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신은 '형에 비해 옷을 깔끔하게 입는데 형은 옷을 지저분하게 입는다. 그래도 엄마는 형의 옷만 사준다. 그래서 화가 난다.'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어머님께 여쭤보니 어머님의 기준이 있으십니다. '아이의 옷을 사줍니다. 둘이 덩치가 비슷하고 하기에 같이 옷을 입기도 하고 형의 옷을 3개 사주면, 동생 것도 1개 사줘요.'
어머님의 생각에는 아이들의 옷을 같이 입으니 굳이 따로따로 옷을 사 주기도 뭣하고, 그렇지만 작은 아이를 생각해서 작은 아이의 것을 사 주신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아이의 입장에서는 형아 꺼, 내 거라는 구분이 명확해집니다. 상황은 아니라고 이야기하지만 실제 소유에 대해서는 내 것에 대한 구분이 정확해지는 것이죠. 예를 들어 평소에는 크게 문제없이 지내다가 서로 간의 감정이 상하게 되었을 때 이것이 싸움의 화근이 되기도 합니다. '너 왜 내 옷 입는데?'라고 말이죠.
엄마가 같이 입으라고 했다고 하지만 내 소유를 상대가 마음대로 한다는 것에 대한 화를 표출해 버리면서 싸움이 되기도 합니다. 이때 아이들끼리 감정을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감정과 판단이 개입으로 이어질 때 어느 한 명, 아니 둘 다 상처를 받기도 한다는 것이죠.
또 다른 이야기로 형은 나이가 있고 친구들과 함께 시내에 놀러를 간다고 했을 때 어머님께서 아이를 위해 용돈을 주셨습니다. 이때 동생이 이 사실을 알고는 '왜 형아만 주는데, 나도 줘.'라는 주장을 하게 되죠. 어머님은 형아처럼 나가서 놀지도 않지만 왜 돈이 필요하냐고 이야기하는데 이때 아이가 화를 내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형은 먼저 태어났다고 좋은 거 입고, 먼저 우선순위가 되고 다 나보다 낫네.'라는 생각이 들면 동생의 내면에는 '저것만(형) 없었어도...'라는 형에 대한 적대감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분의 이야기입니다. 자신은 성장하면서 가정안에서 불편함이 있지는 않았지만 마음 한 쪽엔 뭔가 답답하고 아픈 부분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성인이 되면서 해외나 오지를 다니며 자신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한 여행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다 한 곳에서 어떤 분을 만나 최면술을 받게 되었는데 최면상태에서 보여진 장면이 이상했다고 합니다. 아기가 누워있는데 자신의 엄마가 뒤를 돌아 울고 계셨는데 그 모습이 아기를 미워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었다고.
집으로 돌아와 그것에 대해 자신의 어머니께 이야기하자 그 어머님께서 소스라치게 놀라시며 자신을 낳았지만 원치 않았던 임신이었으며 출산을 했는데 그때는 정말 너무 미웠었다고... 살면서는 아이를 통해 많은 행복을 가졌지만 그 당시 그 감정이 아기인 딸의 내면에 내재되어 있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사과를 하셨다고 합니다.
부모의 행동이나 감정이 아이는 모른다고 생각하고 하시지만 그것을 몸으로 감으로 마음으로 느끼며 자신도 모르게 나의 뇌에 저장이 되는 것이 감정과 상황인 것 같습니다.
다시 형제의 싸움으로 돌아가서 아이들의 행동에는 긍정이든, 부정이든 부모의 관심과 보살핌을 받고자 합니다. 그 아이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알아봐 주고 반응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의 싸움에 대해 스스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시고 버텨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렵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버티지 못하면서 개입하게 되고 그러면서 아이들이 받는 상처는 더 아프게 됩니다.
상처 없는 아이, 상처 없는 부모, 상처 없는 사람은 없지만 그 상처를 주기 전 나의 감정 조절과 아이들에게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의 제공은 상처받기 전 예방의 처치가 되지 않을까요?
written by 이나검 박사(현 울산숲심리상담코칭센터장)
경성대 교육대학원 상담심리 석사
경성대 일반대학원 교육학 박사
현) 부산예술대학교 복지예술치료상담과 교수
현) 한국인재교육개발원 미술심리상담사 지도교수 및 미술심리상담사 출제위원/감독관
현) 포항중앙평생교육원 아동미술심리상담사/미술심리상담과정 강사
현) 울산중구다운행복강연 센터장
현) 울산중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 미술치료 강사
-한국상담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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