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상담학신문/가족심리학

[가족심리학] 희망의 한 줌과 행복의 한 줌이 손에 잡히기 시작합니다.

느루독서심리연구센터(010-2788-3025) 2018. 9. 5.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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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상담학신문(265-21-00636)에서 발행하는 글입니다. 



서두르는 무언가에는 거리감을 두게 됩니다. 반대로 천천히 진실하고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에는 믿음이 갑니다. 연약한 추상이 아닌 단단한 형상으로 다가오는 모습에 마음의 문이 저절로 손잡이를 돌려 열어줍니다.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토목공사를 다진 후 지은 집은 외부든 내부든 견딤과 인내의 깊이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서두르면 독약이고 시간을 머금은 진실의 결이 쌓인 나이테는 묘약이 될 것입니다.




깊은 마음의 상처를 입고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모습인데도 단단하게 시간의 침식을 견디며 이겨내고 있는 스스로를 만납니다. 이제는 아픔과 희망을 동시에 잘 읽어내고 있는지, 균형을 잃고 한 쪽으로만 달리고 있지 않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아픔의 옷을 입고 들어온 날에도 내일 집을 나설 때는 희망의 옷으로 갈아입고 꼿그늘에 앉아 춤을 추는 것을 상상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또 깊은 한숨만 내어 놓게 됩니다. 



2014년에 메릴랜드 대학교 심리학과 에드워드 르메이(Edward Lemay) 교수와 뉴햄프셔 대학교 심리학과 마이클 멜빌(Michael Melville) 교수는 '반려자의 신뢰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자아개방 낮추기(Diminishing self-disclosure to maintain security in partners' care)'라는 제목의 논문을 성격 및 사회심리학 저널에 발표했습니다. 


이 실험에서는 서로를 얼마나 귀중하게 생각하는지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간 하루도 빠짐없이 '서로가 서로에게 원하는 것을 말했는지, 상대방의 요구에 진심으로 경청해주고 대답해 주었는지'르를 기록하게 했습니다. 놀라운 실험 결과과가 나타났습니다. 일반 커플과는 달리, 상대를 너무 좋아하는 연인의 실험에서 언뜻 이해되지 않는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상대방이 진심 있게 반응했을 때 당연히 신뢰도가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무관심하게 반반응할 때, 신뢰도가 떨어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방어(defense)'입니다. 무의식적으로 감정적 상처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본능이 작동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반응이 좋을 때, 상대방이 나에게 잘 반응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반응 없을 때, 내가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자책한 것입니다.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 갈등 자체에 변화를 주기보다는 자신을 속이고 관점과 시각을 단순히 변화시키게 되는 것입니다. 심리학 용어에 '자아개방(self disclosure)'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자아개방이란 자신의 문제 상황을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문제 탐색을 도와주는 노력을 의미합니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잠깐 살펴보면, 부모의 사랑이 더 크다 보니 자녀가 반응해주지 않고 관심도 떨어질 때 관계를 계선하기 위해 생각이나 감정을 정확하게 드러내서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사춘기니까, 공부하느라 힘들 테니까, 아직 어리니까 등등의 이유로 현실을 현실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인정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부모로서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부부관계에서도 어느 한 명이 착각학하게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망설이고 주저하고 흔들리다가 변화를 잠시 미루기로 함녀서 더 큰 착각이 쌓이게 됩니다. 그러다 착각은 슬픔으로 바뀌어서 밤새도록 아픈 줄 모르고 외로움의 손톱으로 심장을 긁어대게 됩니다. 흐르는 눈물도 고요히 흐르지 않고 난폭하게 흘러 불통의 바닷속에 나를 가두게 됩니다.



망각이 기억보다 앞서 달릴 수 있기를 바랄 때, 마음이 머리보다 더 빨리 반응할 수 있기를 바랄 때, 나를 아프게 하는 것도 타인이 아니라 나 스스로인 것을 느낄 때, 그 때는 몰래 숨기고 감쳐둔 '외로움'이 부메랑으로 변태하여 온몸을 거미줄로 휘감게 됩니다. 밝은 문밖 세상이 아니라 어두운 마음속으로 변화를 갈망하며 던진 낚싯줄에는 슬픔에 베인 기억들만 걸려 쉼없이 올라옵니다. 생각의 뿌리가 세상 밖으로 뻗도록 방향을 바꾸어야 합니다. 대화하고 자아개방을 통해 한 걸음씩 해나가야 희망의 한 줌과 행복의 한 줌이 손에 잡히기 시작합니다. 


written by 이재연 교육학 박사(상담전공)

한국상담학신문 대표

행복한 심리상담연구소장

(사)한국청소년지도학회 상임이사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슈 인 심리학' 칼럼니트스

전)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상담사회교육전공 교수

전) 대신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

저서) 심리학으로 알아보는 우리아이마음설명서(지식과 감성, 2018)

        심리학 편지(지식과 감성, 2017)

        심리학으로 알아보는 가족사용설명서(지식과 감성, 2016)

        심리학 이슈로 답하다(지식과 감성, 2016)

        자녀의 자아에 사랑을 더하다(2016)

        이슈 인 심리학(글로벌콘텐츠, 2015)


-한국상담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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