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심리학] 집단상담
이 글은 한국상담학신문(265-21-00636)에서 발행하는 글입니다.
가족심리학 집단상담
세월이란 지우개는 서럽도록 그리움마저 깨끗이 지워버립니다.
한두 해 지나면서 벌어진 마음문 틈새로 천근같은 무게의 우울도 거뜬히 드나들 수 있게 됩니다. 지나가던 슬픔도 심심할 때마다 들러서 이리저리로 마음방을 흔들어 놓고 도망가곤 합니다.
가족심리학 집단상담
2017년 미국 캔자스 대학교 심리학과 마크 랜도(Mark Landau) 교수팀과 미주리 대학교 심리과학과 제이미 아른트(Jamie Arndt) 교수팀이 왜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흐르는가: 삶의 과정을 하나의 덩어리로 인식하기(Why life speeds up: Chunking and the passage of autobiographical time) 자아와 정체성 학회지에 발표되었습니다.
논문에서는 115명의 참가자들(대학생)에게 4가지의 생활(학교, 일, 사교 생활, 그 외의 활동)를 분류하고, '하루 전'과 '지난해'에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는지 2분간 생각하도록 했습니다. 연구 결과, 다른 날보다 하루 전날이 그리고 다른 해보다도 지난해가 순식간에 지나갔다고 느끼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하루 전과 한해 전에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하나의 큰 덩어리로(Chunking)로 묶어서 기억하려는 경향을 보인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삶은 1년 또는 10년 단위로 묶어서 단순화되는 것입니다. 하루는 '출퇴근, 일, 수면'과 같이 줄이고 묶어서 단순화해버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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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새로운 경험이나 기억에 남을 만한 의미 있는 경험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나이가 들기 전에는 이것도 새롭고 저것도 처음이고, 여기도 신기하고 저기도 흥미로웠지만, 이미 경험을 해본 것을 다시 반복해서 경험하게 되는 어른의 경우, 삶에서 머리와 가슴에 새겨야 할 장면들이 많지가 않아서 그냥 흘려보내는 것입니다. 기억에 남겨지지 않은 시간들은 화살처럼 금방 흘러간 것처럼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10대는 10km로, 30대에는 30km로, 50대는 50km로 달려간다고 하는 것입니다.
세계인권선언의 기초에 헌신했던 미국 사회운동가 안나 엘리너 루스벨트(Anna Eleanor Roosevelt)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기 자신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우정(신뢰)가 없으면 세상 어느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Friendship with oneself is all-important, becasue without it one cannot be friends with anyone else in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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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말은 자기에 대해 부정적인 인지를 지거나, 스스로에 대해 복합적 감정을 가지는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건강하게 지낼 수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자기혐오(self-hate)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가장 큰 문제점을 만들어내는 핵심 요인입니다. 내가 나와의 관계를 건강하게 하려면 타인과 함께 있을 때가 아니라, 홀로 있을 때 얼마나 건강한 시간을 보내느냐에 달려있습니다. 타인과의 구조적인 상황에서 벗어나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몸을 건강하게 하는 운동과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독서나 사색의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입니다.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꼭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등을 구별해서 감정고갈을 최대한 줄일 수 있어야 뒷걸음질치는 시간을 가슴에 새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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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작은 침묵이 대신해 줄 때가 있습니다. 내가 나에게 소리 없이 건네는 시간이 굉음을 내며 올라오는 슬픔을 눌러 주기도 합니다. 때로는 달처럼 때로는 해처럼 어디서든 빛을 잃지 않도록 나 자신의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야 합니다. 나이와는 상관없이 마음의 상처로 어른아이로 살아가는 생물학적 시간과 엇박자를 이루는 심리적인 어린아이의 시곗바늘을 돌려서 회복시키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내면의 소리가 경고를 알리는 진동을 느낄 때, 울컥 눈물을 내보냅니다. 눈물과 함께 밑도 끝도 없이 상처를 받은 시간의 한 장면으로 돌아갑니다. 상처의 칼을 가슴에 꽂고 아픔을 흘리는 그 순간을 마주하는 것이 힘들고 어렵지만, 그 당시 하지 못한 말과 생각을 토해내며 스스로의 옹이를 떼어내야 합니다. 건강한 울분의 시간을 통해, 상처의 칼은 지혜의 칼로 변화됩니다. 날카로워진 지혜의 칼로 죄의식과 죄책감의 싹을 자르고 행복을 지켜야 합니다.
2019년은 심중에 감춰둔 우울과 상처를 내려놓고 변화를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written by 이재연 교육학 박사(상담전공)
한국상담학신문 대표
행복한 심리상담연구소장
(사)한국청소년지도학회 상임이사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슈 인 심리학' 칼럼니트스
전)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상담사회교육전공 교수
전) 대신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
저서) 심리학으로 알아보는 우리아이마음설명서(지식과 감성, 2018)
심리학 편지(지식과 감성, 2017)
심리학으로 알아보는 가족사용설명서(지식과 감성, 2016)
심리학 이슈로 답하다(지식과 감성, 2016)
자녀의 자아에 사랑을 더하다(2016)
이슈 인 심리학(글로벌콘텐츠, 2015)
-한국상담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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