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세계 드라마 심리분석4] 김희애 주변 인물들 성격 분석
부부의 세계 드라마. 매회가 진행되면서 주변 인물들의 성격에 대한 부분이 이슈화 되는 것을 본다. 특히 감정이입이 쉽게 되는 드라마의 경우, 실제로도 악역을 맡은 등장인물이 현실에서도 욕먹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침드라마에 악역으로 많이 나온 배우들은 현실에서도 욕먹는다는 것에서 알 수 있다. 이번에는 부부의 세계 드라마에서 김희애를 둘러싼 인물들의 성격과 성격장애 분석을 하려고 한다.
성격(character)이라는 것은 생각, 감정, 행동이 습관화 된 것을 말한다.
성격이 형성되는 것(character formation)은 발달과정과 거의 함께 한다. 발달과정에서 부모와 주고 받는 대화와 관계 속에서 어떤 생각과 감정, 행동을 유형화 하는지에 달렸다. 성격은 엄마의 자궁 내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하는 학자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엄마와 아빠의 사이에서 느끼는 갈등을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달렸다. 정신분석학에서는 세 가지로 성격을 나눠 볼 수 있다.
1. 본능대로 판단을 하는 성격
2. 현실적 판단을 하는 성격
3. 도덕적인 판단을 하는 성격
처음 본능대로 판단하는 성격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겠다.
본능의 에너지가 강한 성격. 즉 프로이트는 이런 에너지를 '리비도(libido)'라고 불렀다. 그런데 이 본능의 에너지는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1. 에로스(eros): 긍정의 에너지. 본능적으로 긍정적인 부분을 보며, 충독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밝은 부분을 보려는 성격이다.
2. 타나토스(thanatos): 부정의 에너지. 본능적으로 부정적인 부분을 보며, 충동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어두운 부분을 보려는 성격이다.
본능적이고 충동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 중에 왜 어떤 사람은 긍정적이고 또 다른 사람은 부정적일까. 바로 성장 배경과 끊임 없는 삶에서의 대인관계가 어떤 자극을 주었는지에 다라 결정된다.
부부의 세계에서 에로스에 해당하는 등장인물은 이무생이 연기하는 신경정신과 전문의 김윤기 역할이다. 물론 다른 인물들도 더 있겠하지만 아직은 많은 정보가 없어서 가장 확실한 인물은 다른 드라마에는 수두룩 하다. 응답하라 시리즈 중에 혜리가 연기한 덕선이 역할이 그렇고, 선우 역할도 그렇다. 이렇게 드라마의 스타일에 따라 성격들의 조합이 달라진다. 이번 '부부의 세계'를 보면서 불편함만 느끼는 사람은 아마도 자신은 본능적인 성격이면서 긍정적인 에로스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내 안에 모든 것들이 긍정을 원하는 사람들은 드라마 자체도 피가 많이 나오고 폭력적이고 뭐 이런 것들을 잘 못본다. 몸 자체가 거부감이 많을 것이다.
반대로 모든 면에 있어서 부정적인 부분을 먼저 보거나 어두운 부분을 빠르게 생각하는 사람의 성격이 있다. 이 글을 쓰는 나 조차도 사실 모든 상황이나 사건에 부정적인 부분을 보는 타나토스(thanatos)의 성질이 있다. 이것은 상담을 하는 직업적인 특성도 있겠지만, 어려서부터 많은 상황에 부정적인 경험을 한 사람들이 그렇다. 그래서 영화든 드라마든 악역이 있는 스토리를 겉으로는 싫어한다고 말은 하지만 보기 싫은 것은 아니다. 볼 때는 재미있게 본다. 하지만 다 보고 나서 별로다 라고 말로만 내 뱉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부정적인 에너지가 있는 사람들은 충동적으로 부정적인 부분을 먼저 느끼기 때문에 항상 이 본능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삶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어려서 부모의 폭력을 경험했다거나, 많은 부정적인 상황을 경험했다면 자신도 모르게 많은 부분이 부정적으로 흘러가는 성격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이번 부부의 세계 드라마에서 이런 성격의 역할은 아마도 박해준이 연기하는 김희애의 남편 이태오 역할, 이학주가 연기하는 백수이자 민현서와 동거 중이었던 박인규 역할이 그럴 것이다. 또 초반에 김종태가 연기한 김희애의 단골 환자이자 스토커였던 하동식 역할도 그럴 것이다.
두 번째로 현실적인 판단을 하는 성격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이 성격은 본능과는 반대로 현실적인 판단을 하는 성격이다. 정신분석학에서는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들을 '자아(ego)'가 충동적인 '본능(libido)'을 눌러서 개인과 현실을 파악하는 성격이라고 말한다. 도덕적인 부분까지는 아니지만 자신의 욕구를 적절하고 현실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수정하는 것으로 본능을 풀어내는 성격이다. 따라서 긴장 상태를 지속하지 않고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는 성격이다.
이런 현실을 잘 인식하는 자아(ego)의 기능에는 목적도 잘 세우고, 계획대로 행동을 하고, 지적이고, 생각과 언어가 발달되어 있다. 이러다 보니 본능적인 갈등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과도한 감정적인 갈등이 없어 보이는 성격이다. 이런 성격은 주변 사람들과 대부분 안정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고, 친근한 유대관계를 형성해서 타인들에게 있어서 적대감이 최소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성격이다.
물론 이런 자아의 기능을 잘 사용하는 역할에 '부부의 세계'에는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가장 가까운 역할은 역시 신경정신과 전문의 역할인 김윤기다. 또 초반의 짧지만 김희애가 연기한 지선우 역할이다. 하지만 남편 이태오의 불륜을 목격한 이후 위에서 말한 본능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성격으로 변모하는 장면을 보여왔다. 그러다 이태오가 떠나고 다시 본인의 성격인 자아를 잘 사용하다 다시 이태오가 되돌아오면서 타나토스적 성격의 옷을 꾸역꾸역 입는 모습을 보인다.
역시 다른 드라마에는 현실을 기준으로 하는 성격은 참 많다. 최근 내가 가장 좋아라 보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의 5인방들은 가장 이 자아 기능이 잘 발달된 성격에 해당한다. 그렇다고 도덕적인 성격은 아니라하더라도 현실을 가장 잘 인식해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성격의 역할들이다.
마지막으로 도덕적인 판단을 하는 성격이다.
뭐 이 성격은.. 초자아(superego)라고 해서 말 그대로 자아를 뛰어 넘는 성격이다. 자신 내면에 저 밑바닦에 있는 무의식. 그 무의식에 꽉 차있는 본능을 완전히 억누르고, 심지어 현실적인 상황도 누르는 그런 성격이다.
타인을 비판하기 보다 자기 스스로를 더 잘 비판하는 성격이다. 모든 문제를 자신에게 먼저 돌려서 생각할 수 있고, 사람들간에 관계 속에서 조화와 평화 그리고 가치를 추구하는 성격이다. 다른 드라마에서는 목사님, 신부님들의 캐릭터들이 이에 해당한다. 혹은 주인공의 멘토에 해당하는 스승들이 있는데 그런 캐릭터들이다. 자신을 희생해서 누군가를 살려주거나 모든 관계의 조화를 이끄는 성격이다. 하지만 이번 '부부의 세계'에서는 그런 캐릭터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마음 속에 담아둘 도덕적인 기준의 캐릭터의 상실감을 가지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도덕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성격의 사람들은 이 드라마를 혐오하거나 싫어할 수 있다. 그냥 불륜이라는 드라마의 소재 자체를 싫어하면서 시청 자체를 거부하기도 한다.
이 글을 쓰는 나 조차도 내담자들 중에 실제로 반려자의 '불륜'으로 고통받고 있는 분들에게는 이 드라마를 보지 말라고 한다. 그 이유는 감정적으로 이입이 되면 고통은 배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 감정이 조절되거나 재미로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사람들만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혹은 심리학을 공부 중이거나 상담에 관심 있는 분들은 드라마 캐릭터 분석을 위해서 많이 보라고 한다. 현실은 드라마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보다 더 악랄하고 상상도 못한 치를 떠는 일들이 일어나서 상담을 받으러 오기 때문에 그나마 드라마로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끌어 올려 놓아야 덜 지친다고 이야기 해준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시청자의 감정이 요동치지 않기만을 바란다.
_이재연 교육학 박사(상담전공)
현) 고려대학교 대학원 아동언어코칭전공 강의전담교수
전)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상담전공 조교수
현) (사)한국청소년지도학회 상임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