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세계 드라마 심리분석10] 반복해서 외도하는 사람의 심리 원인
부부의 세계에서 김희애와 박해준 부부관계뿐만 아니라 박선영과 김영민 부부관계에 대한 장면들이 많이 나옵니다. 김영민이 연기하는 손제혁이라는 인물은 이태오와 중고등학교 동창 사이이고 회계사가 되어서 고향에 돌아온 인물입니다. 드라마 중반까지 김영민은 업무 특성상 귀가가 늦는 걸 핑계로 수시로 외도를 즐기는 인물로 나옵니다. 고요하고 조신한 아내를 사랑하지만 짜릿하고 새로운 자극을 찾아다니면서 외도를 즐기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그러다 14회에서는 김영민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박선영에게 끊임없이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박선영의 마음이 드디어 열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관계회복이 현실에서는 진짜로 잘 일어날 수 있는 일일까요? 그렇지 않다면, 왜 외도를 하는 사람들은 반복해서 거짓말을 해가면서 불륜을 계속할까요?
2017년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의 연구팀은 '지속적인 불륜을 하는 사람의 심리는 자신의 행동에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처음 불륜을 저지르는 사람에 비해 두 번째부터는 죄책감에 대해 덜 느끼게 되면서 자신의 반려자에 대해 깊은 신뢰성 있는 행동을 하지 못하고, 또 다른 불륜을 계속해서 저지르는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거짓말과 부정직한 행동을 할 때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뇌의 부위가 바로 편도체(amygdala)가 있습니다. 이런 편도체 부위가 거짓말도 할 때마다 또 불륜도 두 번 이상 반복될수록 반응이 약해집니다. 편도체의 반응이 약해진다는 곳은 죄의식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속이 훤히 보이는 병과 속이 보이지 않는 병에 일정한 동전을 넣어 두고, 참가자들에게 이 병을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병 안에 동전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짐작하게 하는 실험을 시행했습니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에게 속이 보이지 않는 병 안에 들어 있는 동전의 숫자를 과대평가할 경우에 돈을 주겠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실험 결과, 실험참가자들이 동전의 수를 부풀리는 거짓말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을 나타났습니다.
부부란 무엇일까요?
정말... 한 달에 가장 많은 상담이 부부상담입니다. 대부분이 이혼위기 가정입니다. 상담을 하면서 늘 자문하는 것은 '부부란 무엇일까...'입니다. 결혼을 통해 사랑을 법적인 효력안에 두는 것이면서 동시에 허약한 약속을 뒷받침하는 '믿음'을 가지게 됩니다. 여기서 허약한 약속이라는 것을 결혼한 신혼부부들은 당연히 알 지 못하지만, 수십 년을 산 부부들조차 인식하지 못합니다.
남편이니까 운전을 하고, 아내니까 밥을 차지고, 아빠니까... 엄마니까... 이렇게 결혼 후 무의식적으로 서로의 역할을 생각 속에 넣어두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오히려 서로를 배려할 수 있는 약속은 전혀 없으면서 상대가 다가와 나의 마음을 알아줄 것이라 기대만 하면서 감정을 고갈하며 부부생활을 꾸역꾸역 이어갑니다. 이렇게 눈에 보이고 서로가 합의를 한 약속이 많을수록 실망이 줄어들게 됩니다. 반대로 약속이 없는 부부는 상대방의 모든 것이 전부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보이게 됩니다.
아는 것이 적으면 사랑하는 것도 적다고 했습니다.
부부는 '부부'라는 이유로 서로를 안다고 착각을 합니다. 하지만 부부가 되는 순간부터 서로를 더욱 깊에 알아가야 하는 것이 부부입니다. 그래서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고 약속이 필요한 것입니다.
by 이재연 교육학 박사(상담전공)<현) 고려대학교 대학원 아동언어코칭전공 강의전담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