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슬프면 자녀는 아픕니다.
2020년 미국가족심리학회에 워싱턴주립대학교 연구팀에서 '엄마의 스트레스를 자녀는 이미 눈치채고 불안해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실험에는 7세에서 11세까지 107명의 부모가 참가했습니다. 부모를 대상으로 불안감을 억누르는 상황에서 생리적 반응을 살펴보는 실험이었습니다. 실험에 참여한 부모와 자녀의 교감신경계(불안한 상태) 활성화를 측정할 수 있는 심전도 센서를 부착했습니다. 실험 초에는 헤드폰을 끼고, 잔잔한 음악을 들려주면서 부교감신경(편안한 상태)을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상태의 생리적 반응을 심전도로 측정해 두었습니다.
이후, 부모와 자녀를 분리된 다른 공간에서 스트레스를 측정했습니다. 실험 진행자 앞에서 5분 정도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했고, 나머지 5분은 질문에 답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실험 진행자들이 의도적으로 실험에 참가한 부모들에게 부정적인 반응을 주었습니다. 팔짱을 끼고, 머리를 부정적으로 가로젓는 모습, 얼굴을 찡그리는 그런 스트레스를 주기 위한 의도적인 부정적 모습을 전달했습니다.
이렇게 부모의 스트레스 받은 상태를 자녀와 다시 만날 때 드러내지 말고 감추라고 지시했습니다. 실험에 참가한 스트레스를 받은 절반의 부모들은 감정을 표현하지 말라고 지시받았지만, 나머지 부모들은 감추지 말고 그냥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행동을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 둘은 전혀 다른 지시사항이었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감추는 것 VS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것.
1. 부모와 자녀가 다시 만난 후, 6분 정도 갈등(conflict)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도록 했습니다.
2. 그 후 다시 6분은 블록을 쌓는 놀이와 협동놀이 등을 하도록 했습니다.
3. 마지막으로 6분 정도는 그냥 자유롭게 시간을 가지라고 지시했습니다.
실험 결과,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한 엄마 그룹은 자녀의 스트레스 반응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숨기고 있는 엄마 그룹의 자녀들은 생리적 스트레스가 엄마의 스트레스와 아주 유사하게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아빠 그룹은 두 그룹의 자녀들 모두 특별하게 생리적 반응과 연관성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처럼 주양육자인 엄마와 자녀의 스트레스 관계는 엄청나게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런 결과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절대로 주양육자인 엄마 만큼은 절대로 스트레스를 숨기거나 감추려고 하면 안 됩니다. 그 스트레스를 건강한 방식으로 털어내고 자녀와 만나야 합니다.
by 이재연(고려대학교 대학원 아동코칭학과 강의전담교수)
전공: 아동학습상담전공
*대학원 문의: loving302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