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치료에 대해서(2) - 사계절을 회상할 수 있는 인지 회상 프로그램
치매환자를 위한 기억여행은 한국적 정서의 정감 어린 사진과 따뜻한 문구로 치매어르신의 인지 회상 훈련을 돕습니다.
-저자 김기웅(분당서울대학교병원 치매 및 인지장애센터 책임교수)
제목: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The 36-Hour Day'(36시간 같은 하루), 미국 국립노화연구소에서 치매 환자를 돌보는 분들을 위해 제작한 안내서의 제목입니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것이 그만큼 힘들다는 뜻 일 겁니다.
다른 노인병 환자들과는 달리 치매 환자가 유독 돌보기 어려운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치매 환자가 스스로 치료 행위를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치료 자체를 본인보다는 가족이 나서서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치매 환자는 일상생활의 상당 부분을 스스로 수행할 수 없어 치료뿐만 아니라 생활 자체도 가족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족이 치매 환자를 돌보는데 쓰는 시간과 비용은 연간 2500시간과 2000만 원에 이릅니다.
가족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치매는 아직 완치 가능한 치료제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꾸준히 약물 치료를 해도 어쩔 수 없이 조금씩 약해져가는 내 아내, 내 남편, 내 부모님을 위해, 36시간처럼 길기만 한 하루하루를 좀 더 즐겁고 지혜롭게 보낼 방법은 없는 걸까요? 가족이 하루하루를 어떻게 설계해야 치매 환자에게 도움이 될까요?
저는 '치매 환자를 위한 기억 여행'이 치매 환자 가족들의 이런 바람에 작은 희망이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치매 환자를 위한 기억 여행'은 가정에서 가족들이 치매 환자를 위한 '회상요법(reminiscence therapy)'을 간편하게 효과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개발된 교재입니다. '회상요법'이란 치매 환자가 간직하고 있는 오랜 기억을 매개로 뇌를 자극하여 환자의 기억력과 기분을 개선시킬 수 있는 치료법입니다. 이 교재는 치매 환자와 가족이 함께 간직하고 있을 만한 기억을 직접 자극할 수 있는 사진이나 그림들과, 치매 환자와 함께 대화를 풀어나갈 표준 질문들, 회상에 이어 기억이나 판단력을 강화시키는 보조 질문들, 회상을 기반으로 함께해볼 수 있는 실내 또는 실외 활동들로 구성되어 있어, 치매 환자와 가족이 회상을 통해 뇌를 자극하고, 함께 나눈 기억 여행을 생활 속에서 재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특히 특별한 교육이나 사전 지식이 없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나이나 성별, 사는 곳에 관계없이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가족 여러분, 오늘은 여러분이 사랑하는 환자분과 함께 즐거운 기억 여행을 떠나보시면 어떨까요? 어쩌면 환자보다 가족 여러분에게 더 가슴 뿌듯한 추억을 선물할지도 모릅니다. 36시간처럼 길게만 느껴졌던 하루가 12시간처럼 아쉽게 지나갈 수 있길, 하루에 한 두 시간이라도 함께 부여잡은 오랜 기억의 끈으로 미소 지을 수 있길, 그래서 10년 후 환자분의 얼굴이 좀 더 밝고 건강하실 수 있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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