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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루독서심리연구센터(010-2788-3025)
강박사고(obsession) - 이제는 아픔의 옷을 벗고 얼어나야 합니다. 본문
강박사고(obsession) - 이제는 아픔의 옷을 벗고 얼어나야 합니다.
느루독서심리연구센터(010-2788-3025) 2018. 1. 17. 01:50 이 글은 한국상담학신문(26-21-00636)에서 발행하는 기사입니다.
1. 강박사고(obsession): 사전적 의미
정신분석학에는 '강박사고'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강박' 이 글자부터 파해쳐 보겠습니다. '강박'의 강은 '강하게 하다'라는 뜻입니다. '박'은 '핍박하다', '닥치다', '줄어들다'라는 뜻입니다. 강박의 의미는 '강하게 핍박하다'라는 뜻입니다. 하나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심리적인 압박을 받는 느낌인 것입니다. 물론 생각과 감정 모두가 압박을 받는 느낌에 사로 잡혀 있는 것입니다. 근데 대부분은 사고에 사로 잡힌 것이라고 여겨서 '강박사고'라고 하지 '강박감정'이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2. 강박사고(obsession): 영어 의미
강박사고는 영어로 obsession입니다. 영어로 obsession의 뜻을 알아보겠습니다. obsession에서 보면 'ob'라는 단어가 영어에 붙으면 '-에 붙어서'라는 의미가 강합니다. 그리고 뒤에 있는 session에서 sess는 '-에 앉다, 앉히다, (새가 알을) 품다'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 이렇게 ob이라는 접두어와 session이라는 어근이 합쳐진 뜻이 바로 '나의 생각이 ~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고 거기에만 앉아 있다'라는 뜻입니다. 조금 더 뜻을 그림처럼 그려보면, 뭔가 떠돌아 다니는 하나의 생각이 내 머리속에 들어와 자리잡고(session) 앉아서 나를 떠나지 않는(ob) 상태를 말합니다. 그렇게 해서 'obsession'을 번역할 때, '강박사고'라고 하기도 하지만, '사로잡힘'이나 '강박개념', '강박관념', '망상사로잡힘'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냅니다. 아마도 침투적 사고라고 이상심리학을 배우면서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침투적 사고(intrusive thought)'처럼 난데없이 내 머리속으로 하나의 생각이 번개보다 빠른 속도로 침투해서 떠나지 않고 그 생각만 하도록 괴롭히게 되는 상태가 바로 '강박사고(obsession)'인 것입니다.
3. 강박사고(obsession): 반의지 상태
강박사고는 실제 자신의 의지와는 반대로 흐르는 생각입니다. 생각은 A에서 꼬리를 물고 B로 흘러가고 다시 B에서 C로 가는 것이 정상입니다. 하지만 A만 반복적으로 생각을 하면서 A1과 A2로 밑으로 파고드는 흐름입니다. 생각이 흘러가지 않고, 반대로 아래로 빠져 들어가듯이 생각을 하기 때문에 생각과 생각이 충돌하게 됩니다. 생각이 깊은 것 같지만 정답없는 반복된 생각들이 모여서 충돌하고 갈등을 일으킵니다. 결국 생각이 충돌하기 때문에 행동은 회피하게 됩니다. 늘 행동은 현실을 피해서 도망치게 되니다. 술로 도망치기도 하고, 지나치면 마약과 같은 약물로 도피하기도 합니다.
4. 강박사고(obsession): 강박행동(compulsion)
강박사고(obsession)를 하게 되면 결국 행동도 강박행동을 하게 됩니다. 그럼 강박행동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인 'compulsion'을 잠깐 설명드리겠습니다. 'compulsion(강박행동)'의 어원은 'compel(강요하다)'입니다. 'compel'이라는 단어를 분석해 보면 그 뜻이 보입니다. 'com'은 '함께'라는 뜻입니다. 'pel'이라는 뜻은 '강압하며 이끌다'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누구를 함께 강압하며 이끈다는 것일까요? 바로 생각이 행동을 강압하며 이끄는 것을 말합니다. 생각과 행동의 균형은 단순하고 간단합니다. 생각을 많이 하면 행동은 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행동을 많이 하면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둘 다 적절하게 균형이 맞아야 합니다. 하지만 '강박사고는 강박행동을 이끈다.'를 쉽게 설명하면, 생각만 한 곳에 깊고 많이 하다보니 행동은 얕고 적게 무의미한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단어는 14세기만 하더라도 가축을 한 꺼번에 한 장소로 강제로 이끌어 넣다는 의미로 사용된 단어입니다. 이런 의미를 가진 compel에서 만들어진 정신분석 용어인 compulsion은 무의미한 행동을 끊임없이 드러내려는 충동 덩어리인 것입니다. 사실 심리학적인 의미에서 보자면, 강박행동이라는 용어는 1909년에 A.A.(아래 설명 참조)에서 온 것입니다. 프로이트의 '히스테리에 관한 논문(Selected Papers on Hysteria)'의 번역을 하면서 시작된 단어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독일어 'Zwangsneurose'라는 강박 신경증을 번역하면서 영어로 'compulsion'을 사용하면서 시작된 것입니다.
A.A.는 알코올중독자(Alcoholics)의 앞자 'A'와 익명의(Anonymous)의 앞자 'A'를 합쳐서 만든 표현입니다. 영어를 배운 분들도 처음에는 이상하다고 질문합니다. 형용사 'Anonymous(익명의)'가 명사인 'Alcoholics(알코올중독자)'라는 단어 앞에 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십니다. ^^ 맞습니다. 하지만 강조하고자 하는 표현이 앞으로 늘 오는 영어의 특성 때문에 원래는 'Alcoholics (who are) anonymous'에서 'who are'가 생략되어 만들어진 표현입니다. 알코올중독자는 강조해야 겠고, 이 단체에 참여하는 중독자들은 실명을 사용하지 않고 자신들의 성과 이름의 첫 글자만 사용하기 때문에 익명인 것 입니다. 휴~~ 설명이 좀 길어졌네요. 아무튼 이 A.A. 단체는 1935년에 외과의사 알콜중독자인 밥 에스(Bob S)와 주식중개인이였던 빌 더블유(Bill W)가 서로 만나서 자신들이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난 경험을 모아서 들려주고 다른 중독자들을 돕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뭐 지금이야 100만명이 넘는 회원이 있다고 하니... 정말 큰 단체죠.
5. 강박사고(obsession): 벗어날 수 있는 방법
정신과에서는 강박증상(강박사고, 강박행동)에 약물치료로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인 SSRI를 처방해 줍니다. SSRI는 선택적(Selective) 세로토닌(Serotonin) 재흡수(Reuptake) 억제제(Inhibitors)의 첫글자를 줄인 말입니다. 이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는 우울이나 불안 장애, 인격장애를 치료하는 데 쓰이는 항우울제의 일종입니다. 강박증상이 있는 분들은 이 약물치료와 함께 강박사고와 강박행동의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고 변화를 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약물치료만 받으면 완전한 변화가 어렵습니다. 24시간을 어떻게 보내며 어떤 습관을 새롭게 만들어 가느냐가 중요합니다.
6. 강박사고(obsession): 자아-이조적
강박사고는 내가 아니라 또 다른 나의 욕구와 또 다른 나의 행동을 경험하면서 점점 진짜 나로 부터 멀어지는 현상을 반복되게 경험합니다. 정신분석학에는 '자아(ego)-이조적(dystonic)'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자아는 '나'를 뜻하지만 '이조적'이라는 말은 또 낯설 것 같습니다^^ 보통 '이조적'이라는 단어는 신경과에서 '근육긴장이상(dystonia)'이라는 말로 사용을 합니다. 근육이 긴장을 하면서 정상이 아닌 이상적 반응을 보이는 경우를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정상 근육의 움직임이 아니라 비정상 근육을 사용할 때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이것이 정신분석으로 오면 자아도 정상적인 나의 자아가 있지만, 강박사고를 하게 되면 생각도 과부하가 걸리고 너무 깊고 반복된 생각의 덫에 갇혀서 빠져나오지 못해 비정상 자아를 만들어내서 사용하는 것을 말합니다. 내가 아닌 나를 만들어서 진짜인 나와 정반대의 말과 행동을 내뱉게 만듭니다. 약속을 할 때는 정상인 나였다가, 강박사고를 하면서 갑자기 비정상인 나의 옷을 입고 이미 잡았던 약속을 취소하기도 합니다. 내가 해야 할 말을 해 놓고 또 다른 나를 만들어서 불필요한 말을 이중 삼중으로 반복해서 말을 합니다. 중언부언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보통 '술에 취한 나'의 모습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많은 강박증을 앓고 있는 분들은 '알코올'이 몸에서 분해되기 전에 또 다시 알코올을 몸에 흡수시키면서 진짜인 나를 자주 만나지 못하고 가짜인 나를 자주 접하면서 반복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7. 강박사고(obsession): 강박에 대한 실타래
강박사고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의 특성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큰 '아픔'을 겪는 다는 것입니다. 어려서 '나'라는 존재를 인식해야 할 시기에 부모나 지인 혹은 심리적으로 가까운 이들로 인해 타의적으로 아픔을 어쩔수 없이 받게 됩니다. 나의 의지와는 아무 상관도 없이 고통이 폭풍처럼 밀려와 자신의 머리속을 휘몰아 치며 모든 것을 뒤집어 놓습니다. 머리속 모든 것이 부서지고, 날아가 버리고, 휘어지고, 잠겨버리고, 고장나고, 터져버리고,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을 오래 하면 할 수록 어른이 되어서 강박사고가 심해집니다. 진짜 '나'의 상처가 너무 커서, 가짜인 '나'로 지내면서 도망쳐 숨어버리는 것입니다. 숨어 있으면 진짜 '나'가 덜 불안하게 보이기 때문에 '괜찮은 거라고 착각!'하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면, 맨 정신의 나와 술을 마신 후의 나를 생각하면 쉽습니다. 현실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술을 마시면 현실을 잊는 것 같아서 현실이 덜 아프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현실에 부딪쳐서 싸울 힘을 키우고 의지를 강하게 만들지 않고 비현실과 근접해 있는 술 취한 '나'의 상태로 숨어버리는 것입니다. 여기서 강박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타래를 발견해야 합니다. 바로 '현실의 나'를 자주 만나야 합니다. 그리고 현실의 나를 만날 때마다 강하게 현실과 싸울 힘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매번 회피하게 만든 상황에 다시 마주치고 소리치며 이겨내는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단 한번의 경험이 두 번의 경험도 하게 하는 것입니다. 두 번의 경험이 열 번의 경험을 예약해 놓고 있는 것입니다. 비현실의 술에 취한 '나'보다 현실의 '나'가 얼마나 아름답고 가치있는 자아인지 깨달아야 합니다. 이제는 아픔의 옷을 벗고 얼어나야 합니다.
이재연(상담사회교육전공 교수, 행복한 심리상담연구소장)
연락: loving3025@hanmail.net
-한국상담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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