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느루독서심리연구센터(010-2788-3025)

심리학 책 추천1, 그동안 나는 너무 많이 참아왔다(강현식 최은혜) 생각의길 본문

심리학책리뷰

심리학 책 추천1, 그동안 나는 너무 많이 참아왔다(강현식 최은혜) 생각의길

느루독서심리연구센터(010-2788-3025) 2020. 5. 25. 09:40
728x90
SMALL

5월 19일 블로그에 안부글이 울렸다. 

'누구지?'

스마트폰으로 확인을 하자마자,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동료와 제자분들에게 늘 센터와 책 그리고 영상을 추천해왔던 강현식(누다심) 대표님이 아닌가.

천천히 읽어보았다. 

이번에 글을 쓰신 책을 보내주신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자신이 쓴 책을 누군가에게 권하는 일이 많은 감정과 생각이 소모되는 일인 것을 알기에 더더욱 반갑고 감사함을 느꼈다. 

평상시 신뢰를 가지고 마음에 담아둔 분의 연락은 이렇게도 기쁨을 준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며칠 후 책이 도착했다.

집에 두 딸이 자신들의 책인 줄 알고 늘 먼저 개봉을 하는 버릇이 있다. 

이번에는 첫째 딸이 이 책을 먼저 확인한 후 자신이 먼저 읽어보면 안 된다냐고 떼를 쓴다.

"뭐 그래도 좋지만, 1장이라도 읽어보고 판단하면 좋겠네~"

곧바로 책을 들고 자기 방에 들어가서 30분이 안 돼서 나왔다.

"아빠가 먼저 읽고 그다음 내가 읽을게."

^^ 역시 초등학생의 전형적인 책에 대한 반응이다. 

 

어렵사리 손에 쥔 이 책을 들고 내 방으로 부랴부랴 들어왔다.

책 표지가 인상적이다.

사람의 모습도 도복을 입은 것 같다.

태권도인지 유도인지는 확실하지는 않다.

그 도복 뒤에 호랑이 얼굴이 그려져 있다.

아마도 용맹함 vs 분노(화)의 양면성을 지닌 것을 표현한 듯했다.

그리고 제목은 '그동안 나는 너무 많이 참아왔다.'

부제목은 '쓸데없이 폭발하지 않고 내 마음부터 이해하는 심리 기술'이다.

출판사는 생각의 길이다.

이 출판사의 이름만 들어도 신뢰가 느껴진다.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책도 바로 생각의 길 출판사에서 출간이 되었었다.

 

아무튼 강현식(누다심) 대표님의 신뢰가 가득한 상태에서 출판사의 이름까지 온 마음이 동기부가 다 득한 상태에서 책을 펼쳤다.

날개를 확인했다.

많은 책을 쓰셨는데, 그 많은 책들의 제목을 소개에 모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사실 이번 책도 소개를 하지만 다음에 기회가 되면, 강현식 대표님의 또 다른 책들... '저는 심리학이 처음인데요', 얼마 전 출간된 '엄마의 첫 심리 공부' 등에 대해서도 기회가 되면 리뷰를 남길 생각이다.

처음 심리학 책을 읽어보려는 분들과 이미 상담사로 직업을 선택해서 살아가는 모두에게 소중한 책이다.

이처럼 쉽게 심리학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심리학 책은 사실 드물다.

많은 분들이 '심리학 관련 서적'을 추천해달라고 문의를 한다.

하지만 추천을 한다는 것이 추천받는 분에게 도움이 안 되기 때문에 하지도 않았지만, 추천해줄 만한 좋은 책을 찾기가 어려워서 거절을 해왔다.

하지만 유독 '이 책만큼은 읽어보세요~'라고 추천을 했던 책들이 바로 강현식(누다심) 대표님의 책들이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 강현식 대표님의 책을 소장하고 있지 않다면, 돈을 아껴서라도 강현식 대표님이 지금까지 쓴 책들을 모두 구매해서 연도별로 발생된 순서로 읽어볼 것을 권해드린다.

 

이 책은 누다심(누구나 다가갈 수 있는 심리학) 심리상담센터에서 상담사로 계시는 최은혜 선생님도 함께 책을 공저자로 참여했다.

이전에 공저를 두 번 해봤는데, 같이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에 이 책을 쓰면서 많은 대화와 토론을 거쳤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글 스타일도 맞춰야 하고, 글 내용에 있어서 설명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많은 토의가 필요했을 거다.

그런 점에서 이런 책들은 더더욱 가치가 높다. 

프롤로그를 천천히 읽었다.

모든 책의 프롤로그는 저자의 생각 즉 주관적이고 사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에 더더욱 눈을 크게 뜨고 읽어보았다.

제목이 '내 안의 억눌린 화를 생각하는 시간'이다.

늘 관심을 가지고 있던 화와 분노에 관해 쓰겠다는 저자들의 의도가 담겨 있다.

화를 낸다는 것이 모두 나쁜 것인가?

아니면 화를 낸다는 것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내느냐에 따라 긍정적일 수 있냐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또 화를 과도하게 내거나, 꾹꾹 눌러서 화를 내야 할 때 내지 못하는 문제점은 왜 생기게 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프롤로그에 담았다.

프롤로그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표현은 다음과 같다.

 

'상담을 하면서 조금씩 달라졌다. 자신 안에 있는 부정적 감정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며, 표현해도 괜찮다는 경험을 처음으로 했다. 그러면서 모든 감정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갔다. 그리고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제대로 인식하고 이해하며 조절해 적절히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말이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인데 스스로가 가장 인지를 못하고 통제를 못하는 것이 현실이기에 이 표현을 보면서 반갑기도 했지만 상담사로서 어떻게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생각이 많아졌다.

이 책은 이러한 물음에 해답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되었다.

각 장들은 가연, 남일, 희선, 성종 등 내담자 한 명씩 사례를 들면서 이끌어 가는 형식으로 쓰여 있다.

이러다 보니 단순히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입을 깊게 할 수 있다.

 

책을 읽을 때 보통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눠진다.

 

하나는 감정이입 방식.

다른 하나는 버텨 읽기 방식.

 

감정이입은 책에 나오는 대상이나 인물에 독자 자신의 감정을 넣어서 읽으며 스토리 안에 자신을 넣는 방식이다.

심리학에서는 '동화, 동일화, 동일시'라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책을 읽으며 감정을 던지고, 풀고, 다시 묶는 작업이 이뤄진다.

그렇기에 책을 잘 읽으면 자가 치유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늘 논문과 책을 읽고 강의를 하거나 가르쳐야 하는 직업 때문에 나는 '감정이입 방식'이 잘 되지 않는다.

하지만 오랜만에 이 책을 읽으면서 객관적으로 책 읽기 방식인 버텨 읽기를 하지 않고 마음으로 읽었다.

각 장의 주인공이 나라고 생각을 하면서 읽다 보면 머리가 아니라 감정으로 읽게 된다. 

각 8개의 장들 모두가 흥미롭고 좋지만 1장만 소개하겠다.

 

1장에는 '가연'이라는 인물의 사례가 나온다.

편의점에서 우유를 사려는 상황을 보여준다.

편의점에서 만나야 하는 점원에 대한 감정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사람은 공간과 그 공간에 존재하는 또 다른 사람과 마주하면서 감정을 형성한다.

나는 고객, 상대는 점원!

이러한 관계 형성에 있어서 사람과 사람이 아니라 고객과 점원이라는 또 다른 옷을 입혀서 인식하게 된다.

이런 인식에 따라 감정을 긍정과 부정의 방향으로 치닫게 된다.

하지만 이런 감정에 대해 상황을 인식하고 통제하거나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1장에 나오는 '가연'이라는 인물은 계속해서 화를 낸다.

 

'불쾌한 생각 -> 불쾌한 감정 -> 짜증 -> 화나 분노를 표출'

 

이런 과정을 따라서 자신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한다.

 

1장에서 기억에 남는 표현을 잠시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가연이 이렇게 수시로 감정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고 속에 쌓아 두지 않으니 후련할 것 가다고 말하는 친구도 있지만, 전혀 아니다. 수치심과 죄책감, 해결되지 않는 분노가 뒤엉켜 마음을 수시로 지옥이 된다.'

 

정말... 이 표현을 읽고 한 동안 생각에 잠겼다.

화를 시원하게 표현하고 사는 사람은 후련하겠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전혀 그렇지 않다.

화를 낸 그 자리에는 시원함이 아니라 수치심과 죄책감이 채울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화나 분노를 내 지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상황과 감정에 대해 정말 묘사가 잘 되어 있어서 감탄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가연'이라는 인물은 왜 이렇게 감정을 억누르는 사람이 된 걸까.

 

24페이지에 이런 말이 나온다.

 

'어린 가연에게 어머니가 하는 말은 곧 진리였을 것이다. 그렇게 어머니의 말에 반박하지 못한 채 모든 비난을 받아들였다.'

 

정말... 이 표현에 대해서 늘 부모교육을 할 때 전달하는 내용이다.

아이들은 오직 엄마와의 대화 속에서 생각하는 방식과 감정을 통제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엄마의 사고방식과 감정 통제능력이 그대로 자녀에게 세대 전수된다.

 

이런 가연의 엄마에 대한 묘사, 그리고 그에 따른 가연의 감정... 

 

이 표현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저는 어릴 적 엄마 말대로 다시 화도 많고, 예민하고, 사람을 힘들게 하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집에서도 밖에서도 모두 저를 불편해하고 싫어해요. 진짜 저는 화가 가득한 나쁜 존재일까요?"

 

이렇게 우리 마음속에 그려 넣은 부모의 감정선에 대해 어른이 되고 나서 보면,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이 많다.

사실은 부모의 잘못된 방식 때문에 생겨난 마음의 길이다.

그렇기에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죄책감을 덜 가져야 한다.

이 책의 흐름을 보면, 다음과 같다.

 

사례 -> 문제 분석 -> 심리분석 -> 대안 분석

 

이런 흐름을 따라 책이 쓰여졌기 때문에 체계성이 확실하다.

 

인물이 반복하는 경험을 사례를 읽으면서 감정이입을 하고.

문제가 무엇인지 읽으면서 독자 자신의 상황을 비교해볼 수 있고.

심리분석을 통해서 왜 그런 감정의 문제가 생겼는지 이해를 할 수 있게 되고.

마지막으로 어떻게 하면 이러한 감정의 문제를 해결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지 배울 수 있다.

 

이 책은 마치 상담사례를 공유하는 전문가들의 토론 같다는 생각까지 했다.

상담사들끼리 포럼을 하게 되면, 각자가 들고 오는 상담사례를 발표한다.

그 상담사례에 따라 자신이 진행했던 상담의 진행도 같이 설명한다.

그리고 그 상담 발표를 들은 동료 상담사들의 생각을 나눈다.

그러면서 상담이 좀 더 완벽하도록 이끌어가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은 현재 상담을 하고 있는 상담사들에게는 필수인 책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각 장 끝에는 인물들의 감정을 분석한 심리 용어나 심리 이론을 정리까지 해 놓았다.

정말... 이렇게 꼼꼼하게 배려한 책들이 많지 않은데, 참 좋은 책이다.

 

앞으로 또 많은 내담자들과 동료 상담사분들에게 마음 편하게 추천할 책이 생겨서 기분이 좋다.


이재연 교육학 박사(고려대학교 대학원 아동코칭학과 강의전담교수) 

LIST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