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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치료에 관한 에세이] 본문
이 글은 한국상담학신문(265-21-00636)에서 발행하는 글입니다.
막막한 심정으로 지내던 어느 날, '시'는 거짓말처럼 나에게 왔다. 뭔가 부족한 표현이다. 신의 선물처럼 왔다고 하는 게 나을까? 아직도 그 감동의 순간을 그려낼 만한 단 하나의 말을 찾지 못했다. 슬픔이나 아픔을 해결하거나 변화할 수 있는 여지조차 없던 상황에 시가 보였다. 아니 시가 나를 보았다. 시가 전달하는 눈빛속에는 지능 지수도, 도덕 지수도, 감성 지수도, 사회성 지수도 의미 없었다. 오직 고통 지수와 행복 지수의 경계선만이 가치가 있었다. 시가 품고 있는 시선은 고통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에 서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 이후로 시는 나에게 의사였다.
절망의 사막에서 희망을 찾지 못하고 죽음의 노숙을 준비하던 그때 느닷없이 '희망'이 가슴에 와락 안겨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시어는 인간의 언어로 엮었지만, 도저히 인간의 머리로는 그려지지 않는 신이 건내는 위로의 손길임을 깨닫는다. 신이 잠시 시인의 몸을 빌려 혼돈 속에서 맞는 겨울비를 사랑의 단비로 변화시는 것임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이렇게 시가 건내는 위로의 순간을 받아본 적이 없는 이들이 자주 묻는다.
"아직도 시를 읽는 사람이 있나요?"
생각의 문을 아무리 꼼꼼하게 잠가도 세상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슬픔과 절망의 이름으로 기어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지만, 희망이라는 시차에 적응하지 못하고 몸은 본능적으로 현실의 시간을 계산을 하는 것일게다. 그러니 시보다 신문을 손에 잡는 것이 덜 불편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살아내는 일 자체가 얼마나 위대한지 알기에 웃음으로 대답만 하련다. 언젠가 삶을 살다가 엄청난 눈물의 꽃이 그의 가슴에도 피면, 무거운 신문바위를 내려 놓고 시꽃이 전하는 꽃향기를 맡으러 오리라는 것을 알기에.
바위에라도 뿌리 박고 꽃 피워서 향기를 뿜어 내는 꽃처럼, 물질주의를 찬양하는 도서들 속에서 언어의 심장을 움직일 시집들이 잠들지 않고 깨어서 등대를 밝히고 있다. 시등대의 불빛을 발견하는 이들은 분명 세월의 서리를 머리에 이고도 동심을 잃지 않고, 꿈을 품은 청년의 심장으로 삶을 항해할 것이다.
<아침 밥상 시 한편>
하루를 시작하며
생각의 원천을 마음에 담기 위해
시 한줄 한 줄을 지날 때마다
좀 더 천천히 걷는다
마음은 작정이라도 한 듯
글자에게 답장하지 않고
시선이 머무는 단어는 자주 손짓하지만
고개를 돌린다
머릿속이 복잡하고 우두울뿐
시가 품은 시어들은
햇살을 품고 반짝인다
시어들을 눈의 카메라도 찍어두고
별을 헤듯 헤고
함께 걷듯 생각을 걸으며
아침 밥상 시 한편
사탕을 핥듯 지혜를 핥아야겠다
걷기도 전에 뛰려고 한다는 말이 있다. 하루에도 순서가 있는 법이다. 눈을 뜨자마자 시를 읽으며 생각을 무장시켜야 한다. 타인들이 쏘는 우울감, 열등감, 결핍감, 정서적 박탈과 같은 감정의 화살을 견디거나 피하려면 타인을 마주하기 전에 나약한 자신과 먼저 마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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