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관계이론(3)] 대상관계이론의 지식 체계

사랑과 우정, 경쟁관계와 더불어 우리는 우리 내면에 복잡한 관계를 갖고 있다. 이런 관계는 정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우리 자신에 대한 느낌과 우리가 다른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주위 사람 또한 우리 내면에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런 내적 관계와 외적 관계에 대한 탐색은 대상관계이론이라 불리는 지식 체계의 성장을 가져왔다.

 

발달적 측면에서 보면, 우리는 미분화상태에서 시작하며 우리 자신을 환경에서 분리할 수 없다. 우리는 우리를 돌보는 사람, 즉 부모와의 관계에서 우리가 누군인지 점차 알게 된다. 우리는 처음에 바로 우리의 생존을 위해 의존하고 있는 이들로부터 분리된 개체로서 자신을 인식할 수 없다. 우리 존재의 단독성과 작은 상태가 두렵기 때문에 우리는 양육자에게서 사랑과 돌봄을 받음으로써 용기를 얻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우리 자신과 부모와의 관계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는 어려움을 이 관계 외부로 돌리기 시작한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관심을 받은 후에야 우리는 우리의 약점과 갈망을 우리 자신의 것으로 발아들이고 다른 사람을 배려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하다고 느끼며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이런 과정은 생애 초기에 시작하여 성인기까지 지속된다. 우리는 우리가 맺는 관계의 측면을 받아들이고 이를 우리 자신의 일부로 만든다. 또한 우리 자신과 축적된 우리 내면의 관계에 속하는 측면을 주위 사람에게 돌린다. 우리가 정신적으로 건강하면 우리는 이 과정을 계속한다.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면, 이런 내면화와 외현화는 반복적이거나 극단적인 유형에 빠지거나 고착된다.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의 실제 성향과는 상관없이 만나는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습득된 내면의 관계를 재현한다. 또 어떤 사람은 철저하게 자신을 격리시켜 어느 누구와도 관계를 맺을 수 없거나 관심을 가지지 못한다. 즉, 그들은 자신의 내면세계에 갇히게 된다. 또 많은 사람은 주변의 영향에 너무나 취약해서 마치 카멜레온처럼 그들이 만나는 사람이 누구든 간에 그 사람의 특성을 받아들인다. 이들은 안정된 정체성 혹은 자기를 확립할 수 없다.

 

대상관계이론은 건강한 아동과 성인 및 환자의 이러한 내적 관계와 외적 관계에 관한 연구다. 지난 30년 동안 대상관계연구자는 정신분석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 이 이론의 개념은 즉시성과 유용성의 측면에서 매우 강력하며, 정신분석뿐만 아니라 심리치료와 집단치료, 가족치료, 병원 관리에까지 확산되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정신건강실무자 사이에는 자연스러운 경쟁이 있다. 이런 경쟁심리는 대상관계이론을 새로운 학파 혹은 이단적 이론이라 부르며 주류에서 떼어 놓으려는 경향을 조장한다. 이와 유사한 현상으로 자아심리학(ego psychology)은 한때 이단으로 간주되었고, 자기심리학(self psycholgoy)은 현재 주류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흔히 기술되고 있다. 어떤 임상전문가는 대상관계이론은 새로운 이론이 아니고 고전이론의 한 부분을 재구성하고 정교화시킨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지식은 소유하고 통제하고 파생집단으로 귀속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혹은 어떤 학파나 학문 분야의 제한된 테두리 안에 깔끔하게 가둘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지식체계와 마찬가지로 대상관계이론은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련의 사상이다. 이제 대인 간 기능과 심리내적 기능을 탐색하려는지적인 시도의 초점을 자기와 대상의 개념에 두려고 한다. 대상관계 연구의 시작은 자기와 대상이라는 이 기본 개념에서 비롯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