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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실험] 늦은 밤 피곤한데도 잠보다는 어영부영 TV나 스마트폰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심리적 이유는 뭘까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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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실험] 늦은 밤 피곤한데도 잠보다는 어영부영 TV나 스마트폰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심리적 이유는 뭘까요?

느루독서심리연구센터(010-2788-3025) 2020. 5. 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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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요즘 같은 시기에 규칙적인 생활 보다는 늦은 시간까지 TV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보면서 점점 취침 시간이 늦어지다 새벽이 되어서야 잠을 청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심리상담 문의가 들어오는 많은 원인 중 하나가 수면장애입니다. 도대체 왜 피곤한데도 늦게까지 소파에서 TV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보느라 잠을 자지 못하는 걸까요? 그렇다고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나 영상을 보는 것도 아닌데 왜 반복적으로 이렇게 하는 걸까요? 

 

독일 드레스덴공과대학교 연구팀에서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고 어영부영 텔레비전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과 의지력이 관련있다는 것에 대한 논문을 영국심리학회에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 따르면, 173명이 실험 참가자로 모두가 대학생들이었습니다. 

 

이 참가자들에게 자제력(self-control)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스스로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수면 시간 즉 취침 시간에 대한 부분을 적도록 했습니다. 그리고나서 10일 동안, 매일 아침에 설문지를 보내서 응답하도록 했습니다. 전날에 몇 시 취침을 했는지, 아침 몇 시에 일어났는지, 깊은 수면이었는지 아니면 얕은 수면이었는지, 스트레스는 어떠했는지, 취침하기 전에 어영부영 보낸 시간은 어느 정도나 되는지 같은 설문 내용을 실시했습니다. 

 

또한 실험을 하기 전에 두 가지에 대한 진술을 받았습니다. 바로 '의지력(willpower)'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의지력에 관한 부분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의지력을 '유한한 자원'이라고 보는 것이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의지력을 '무한한 자원'이라고 보는 것이었습니다. 

 

이 둘의 차이점은 간단하게 이렇습니다. 유한한 자원이라고 여기는 의지력은 '한정되어 있는 의지력'을 말합니다. 하루에 한 번 정도 의지력을 소진하고 나면, 휴식을 취하거나 수면을 취한 이후에 다시 보충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한정된 의지력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반대로 무한한 자원이라고 여기는 의지력은 의지력에는 한계가 없어서 언제든지 꺼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의지력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실험 결과, 의지력을 무한한 자원이라고 생각하는 실험 참가자들은 스트레스가 많았던 날에도 취침하는 시간을 미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의지력은 한정된 유한한 자원이라고 생각하는 참가자들은 스트레스의 양과 무관하게 평균적으로 늘 40분에서 50분 정도 취침 시간을 미루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이런 실험에 근거해서 우리가 늘 취침이 늦어지고 자야하는 시간에 바로 잠을 자지 못하고 TV를 이리 저리로 돌려보거나 스마트폰을 보면서 어영부영 시간을 계속해서 보내는 이유는 바로 이런 의지력에 대한 부분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의지력에 대해서 언제든지 꺼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늦은 시간에도 자신의 생각대로 당장 결정을 내리고 취침을 할 수 있는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지력은 한 번 쓰면 더이상 쓸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만족감'에 대한 혼란을 경험하게 됩니다. 

 

7시간의 수면을 통해 회복할 것인가 vs 아니면 텔레비전을 보거나 스마트폰을 보면서 시간을 보낼 것인가

의지력이 한번 소진하면 끝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7시간의 수면'보다는 '지금 당장의 즉각적인 자극의 만족'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러다 보니 잠을 자야하는 것은 아는데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TV나 스마트폰 화면에서 보이는 내용이 더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만족을 주기 때문에 멈추는 행동을 하기가 어렵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근본적인 '나의 기준', '생각의 근본'을 바꾸지 않으면, 절대로 수면 시간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매일 밤 늦게 잠을 자는 사람은 스스로가 늦은 시간에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적어봐야 합니다. 

 

1. 수면 시간에 무엇을 보고 있는가.

2. 수면 시간에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가.

3. 수면 시간에 어디에 있는가. 

 

이런 질문에 답을 하다보면, 많은 경우 텔레비전을 보고 있고, 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있거나, 침대가 아니라 소파에 앉거나 혹은 누워서 어영부영 취침시간을 갉아먹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태는 수면의 7시간보다 그 순간에 자극적인 것에 대한 중독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피로와 스트레스는 분명히 누적됩니다. 이것은 점점 신체와 정신 모두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습니다. 그러니 근본적인 생각의 기준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의 자극적인 보상보다 7시간의 수면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선택하고 수면의 의미와 가치를 선택해야 합니다. 

 

이 외에 또 다른 이유에는 '통제력'에 있습니다.

 

삶을 살다보면, 대인관계뿐만 아니라 상황적 통제력에 있어서 생각만큼 이끌어 갈 수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다보니 내 삶인데 내 삶에서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그럴수록 마음껏 통제할 수 있는 것을 찾으려는 욕구가 커지게 됩니다. 늘 결핍은 보상욕구가 커지게 되는 것입니다. 

 

쉽게 예를 들면, 아이들이 왜 학교만 끝나면 PC방에 갈까요?

 

바로 규칙 규율 통제에서 벗어나서 '자율'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을 찾는 욕구이기 때문입니다. 부모와 학교의 통제가 강하면 강할수록 반대 욕구인 자유롭고 자율적인 욕구를 갈망하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게임을 할 때 자기가 하고 싶은 캐릭터를 고르고 그 캐릭터를 자신의 아바타로 조종하고 통제하면서 자율성에 대한 욕구를 채우는 것입니다. 자신의 삶인데 자기마음대로 못하는 삶을 살다가 게임 캐릭터를 통해서 자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면서 보상받는 느낌을 채우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 입니다. 청소년들이 게임에 중독되어서 늦게까지 잠을 자지 못하는 이유와 어른들이 밤 늦게까지 TV 리모콘을 손에서 떼지 못하는 이유가 같은 것입니다. 

 

삶에서 자기 스스로 통제하고 자율성을 느끼지 못하면 못할수록 통제권을 가질 수 있는 대상을 통해 보상받으려는 심리는 커지게 됩니다. 청소년들은 게임으로 어른들은 TV나 스마트폰으로 향하는 것입니다. 근본적인 자신의 삶을 스스로가 직접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의지력과 건강한 통제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by 이재연 교육학 박사(상담전공)

현) 고려대학교 대학원 아동언어코칭전공 강의전담교수

전)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상담전공 조교수

현) (사)한국청소년지도학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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