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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세계 드라마 심리분석6] 김희애의 속을 뒤집는 한소희 역할<자기애성 성격장애>

느루독서심리연구센터(010-2788-3025) 2020. 4. 29.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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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소희가 연기하는 여다경 역할에 대한 심리분석을 하려고 합니다. 한소희는 배우 김태희와 같은 울산여고 출신으로 화제를 모았었는데요, 2017년 데뷔해서 '돈꽃', '백일의 낭군님', '어비스' 등에서 주연을 맡으며 연기력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다가 이번에 부부의 세계에서 여다경 역할을 맡으며 더 큰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한소희가 맡은 여다경은 김희애의 속을 뒤집는 대사가 많아서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뒤집는 상황을 연출했습니다. 

 

여다경(한소희): 유부남이거든요. 일주일에 두세 번 그 여잔 아무것도 모르죠. 가면 같은 관계래요. 불행하대요. 그 사람은 껍데기뿐인 관계라서.

지선우(김희애): 불행한데 왜 이혼안한대요?

여다경(한소희): 복잡하겠죠. 애도 있고, 경제적인 문제도 얽혀있을 거고. 그러니까 결혼은 골치 아픈 거 아니겠어요?

 

이 드라마 보면서 여다경 때문에 속 타는 것보다 어떻게 지선우는 저렇게 조용히 강할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소리 없이 침착하고 강하다는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아무튼 오늘은 한소희가 연기하는 여다경의 심리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어찌 저런 삐뚤어지고 거만함과 이기심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여다경 같은 캐릭터를 심리학에서는 '자기애성 성격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라고 부릅니다. 

 

이런 성격의 특성은 자기 자신이 마음속에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타인을 배려하지도 못하고 타인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오직 모든 일에 자신이 최우선이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다 보니 온 마음이 거만함과 이기심으로 똘똘 뭉치게 됩니다. 모든 상황에서 자신이 기준이어야 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같은 감정을 느끼는 것이 부족하게 됩니다. 또 자기보다 좋은 평가를 받는 사람들에 대해서 아기처럼 질투하고 유치하면서 충동적인 행동을 합니다. 

 

자신이 불륜을 저지른 당사자이면서 지선우와 자신을 양쪽에 두고, 이태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어이없는 생각을 하고, 끊임없는 특별대우를 요구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자. 여기서 도대체 어떻게 이런 성격을 가지게 되었을까 궁금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당연히 드라마니까 여다경의 과거는 없지만, 부모와 환경을 보면 유추는 할 수 있습니다.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금수저 신드롬'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부부의 세계에서 이경영이 연기하는 이병규는 지역 유지입니다. 이런 부모 밑에서 자란 여다경은 말 그대로 '금수저'입니다. 모든 금수저가 저런 성격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경우 땅콩 회항사건 조현아처럼 '갑질 사건'의 주인공처럼 되는 경우가 너무 많고 수많은 기사에서 금수저들의 사건사고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풍족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는 것은 축복이긴 하지만 생각과 감정의 절제 그리고 질서가 없는 곳에서 아이가 자란다면 자신도 모르게 특권의식을 가지게 되고, 스스로를 조절하고 통제하는 능력을 가지지 못하게 됩니다. 얼마 전 끝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장가라는 대기업의 첫째 자식이었던 안보현이 연기한 장근원 같은 성격이 되는 것입니다. 

 

부부의 세계에서 지역 유지의 딸인 여다경 = 이태원 클라쓰의 장가의 첫째 아들인 장근원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프로이트는 1914년에 '자기애에 관하여(On narcissism: An Introduction)'라는 논문에서 '자기애'의 개념을 두 가지로 나눠서 설명했습니다. 

 

1. 일차적 자기애(primary narcissism): 타인을 인식조차 못하는 아기들이 자신만 사랑하는 개념입니다.

2. 이자적 자기애(secondary narcissism): 발달과정에서 타인을 향한 사랑이 실패하는 경험을 통해, 사랑을 자신을 향해 가는 개념입니다. 

 

부부의 세계에서 여다경은 어린 아기가 아니기 때문에 일차적 자기애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여다경은 성장과정에서 어떤 사랑의 실패를 경험했을까요.

 

바로 '풍요 속 빈곤'의 경험을 말합니다. 

 

부러울 것 없는 집. 

부러울 것 없는 이웃들.

부러울 것 없는 대인관계망.

 

아마도 눈에 보이는 겉으로는 번지르르한 집과 차 그리고 화려한 이웃들과 그런 사람들 사이의 연결고리에서 여다경은 끊임없이 '외로움'과 '고립감'을 느끼며 성장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밖에서 타인들 속 부모의 삶이 화려하고 빛나지만 가정에서는 적막감과 외로움으로 가득 찬 모습이 강한 경우, '있는 척', '행복한 척', '웃는 척'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사랑의 실패를 경험하면서 그 실패한 사랑을 자신에게 향하면서 스스로를 자기 안에 가둬서 성장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손만 뻗으면 '대상'이나 '물질'은 뭐든지 가질 수 있는 그들이 진정으로 가지지 못하는 것이 바로 '대인' 즉 사람인 것을 끊임없이 경험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결국 가질 수 없는 타인을 자신 아래로 두고 물질로 여기게 되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래야 자신이 쉽게 가질 수 있는 '대상'처럼 힘들이지 않고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니다. 그러다 보니 타인을 '돈'으로 여기고, '물질'로 마음대로 가졌다가 버릴 수 있다고 여기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에는 상처 받기 싫은 마음이 온 마음에 가득해서, 타인이 자신을 상처 주지 못하는 '물건' 취급을 하게 되는 것이 바로 나르시시스트(자기애성 인격장애)들의 모습인 것입니다. 그러니 감정을 맞추는 공감의 대상으로 여기지도 못하는 것입니다. 

 

이러다 보니 아주 작은 일에 상처를 입고, 그 상처를 준 사람을 자신에게 굴욕감을 안겨준 대상으로 여겨서 끝까지 그 대상을 응징하고 돈을 써서라도 혹은 비이성적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되갚아 줘야 분이 풀리게 되는 것입니다. 

부부의 세계에서 나타나는 여다경의 대화를 보면 1회부터 '소유 심리'를 계속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소유 심리도 '자기애성 성격장애'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입니다. 상대와 나의 관계를 서로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상대를 온전히 소유하고 가져야 한다고 여긴다. 그래야 상대의 생각이든 감정이든 행동이든 모든 것을 자기 마음대로 통제하고 조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와의 관계를 소유하지 않고, 관계 자체를 인정하게 되면 상대방의 생각, 감정, 행동을 예측하기 힘들고 그것들에 대해서 읽어주고 기다려주고 함께하는 것 자체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불편하고 힘들어 견딜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장 쉬운 것이 상대방과의 관계 자체를 삼겨버려서 가지려는 것입니다. 

 

이런 모든 모습들은 두려움에서 오는 것이고, 그 두려움을 벗어나고자 상대방을 모든 것을 삼켜서 자신의 안에 두려는 태도를 취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런 관계는 늘 결과가 어떨까요. 

 

진정한 대인관계는 시간이 필요하고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는 수많은 대화를 주고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상대방의 사랑을 얻는데 또다시 실패할까 봐 급하게 관계를 삼켜버리는 것은 결국 소화가 되지 못해서 탈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반복되는 관계 실패가 계속되면서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부부의 세계 드라마에서 여다경 역할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이 '나쁜 X'이라고 열 받고 감정 고갈하기보다는 현실에서 '나 자신'과 혹시 부모라면 우리 자녀들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한 수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여기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이 드라마 보면서 덜 감정 고갈하게 될 것입니다. 


이재연 교육학 박사(상담전공)

현) 고려대학교 대학원 아동언어코칭전공 강의전담교수

전)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상담전공 조교수

현) (사)한국청소년지도학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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