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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세계 드라마 심리분석3] 김희애는 왜 총을 들고 여우회에 나타났나요?(총이 상징하는 심리)

느루독서심리연구센터(010-2788-3025) 2020. 4. 1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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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4월 18일) 마지막 장면에서 김희애는 왜 총을 들고 여우회에 나타났나요? 

우선 이 장면을 보면서 원작이 우리나라가 아니라 미국 원작이라 시청자들이 부부의 세계를 봐오면서 가장 낯선 장면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총기 문화인 미국에서는 '총' 자체에 대한 의미 부여를 많이 한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는 ''가 삶에서 깊게 자리 잡고 있다. 농사를 짓는 것이 기본인 농경사회에서는 소의 역할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그에 맞게 속담도 소와 관련된 것들이 넘쳐나게 된 것이다. '소도둑이 바늘도둑된다.', '소 같이 벌어서 쥐 같이 먹어라', '소 귀에 경읽기', '소 뒷걸음음 치다 쥐 잡기' 등 정말 소가 우리 삶에 얼마나 깊게 들어와 있는지 알 수 있다. 반대로 미국은 '말(horse)'이 미국인들의 삶에서 깊게 자리 잡고 있다. Lock the stable door after the horse has bolted. 번역하면 '말이 도망가고 나서야 마구 간 문을 잠근다.'다. 우리말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의 영어식 표현이다. 영어로는 소가 아니라 말로 표현한다. 이처험 우리 문화나 미국 문화는 차이가 확실하다. 

 

부부의 세계 8회 마지막에 김희애가 총을 들고 오고, 여우회에서 이경영 부인으로 나오는 김선경이 엽총을 쏘는 창면이 나온다. 이 장면이 나도 모르게 이상하고 어색하고 약간 낯설다는 느낌을 받으셨으면, 당신은 한국인 맞다. ^^ 우리는 철저하게 총기 자체가 한국문화에 배어있지 않기 때문에 살짝 어색한 것이 오히려 한국인이라는 반증이다. 반대로 미국인이 이 드라마를 보면, 출연진들은 한국인인데 상황은 미국 문화라서 익숙했을 가능성이 높다. 혹은 출연진이 아시아인들이고 상황만 자기네 문화라서 이 부분이 어색하게 보였을 수도 있다. 아무튼 이 총(gun)에 대한 부분을 심리학으로 조금 더 깊게 이해를 해 보겠다. 

 

심리학에는 '방아쇠 효과(trigger effect)'라는 것이 있다. 

방아쇠의 '방아'라는 말은 곡식을 찧거나 빻는 기구를 말하고, 이 말에 철이라는 뜻의 '쇠(iron)'가 분어서 방아쇠가 된 것이다. 쇠로 만든 찧거나 빻는 기구가 곧 방아쇠다. 영어로는 'trigger'라고 하는데 이 방아쇠가 움직이는 순간 그 상황에서는 큰 사건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방아쇠 효과'라는 심리학 용어는 작은 일에서 시작해서 주변 상황의 변화가 연속해서 영향을 끼쳐서 결국 그와 연결된 전체가 균형이 무너지는 현상을 뜻한다. 이 용어가 생긴 것은 1907년도부터 1918년까지 10년 이상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카이바브 공원에서 사슴을 보호하려고 사슴의 상위계층인 늑대 같은 동물들을 엽총으로 쏴 죽인 일이 있었다. 이런 작은 파편의 일은 결과적으로 사슴의 수가 너무 과도하게 늘어나도록 만들었고, 결국에는 사슴이 먹을 풀이 고원에 부족해지게 되면서 카이바브 공원의 사슴 절반이 굶어서 죽는 비참한 상황을 맞이했다. 

 

이처럼 '방아쇠 효과'는 어떤 큰 일이 일어날 것을 미리 암시하는 도화선 효과가 된 것이다. 이렇게 부부의 세계 8화에서 김희애가 엽총을 들고 마지막 장면에 등장한 것은 앞으로 9회부터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기 위해 보여주는 장면인 것이다. 

 

실제로 미국 할리우드 영화에서 많은 장면에서 '방아쇠 효과'를 보여준다. 예를 들면, 평온한 가정에서 딸이 납치를 당하는 일이 일어난다. 이때 조용히 지내던 딸의 아버지가 자신의 전직 군인이었다던가, 엄청난 무술의 고수였는데 자신이 숨기고 있던 총을 닦고 무장하는 장면을 느리게 보여주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이렇게 영화에서 이제 뭔가 시작될 거라는 장면을 암시할 때 보여주는 게 바로 총기고, 그것을 가리켜서 '방아쇠 효과'라고 한다. 

 

이러한 개념으로 김희애의 엽총 장면을 이해해야 한다.

 

이재연(교육학 박사<상담전공>)

현) 고려대학교 대학원 아동언어코칭전공 강의전담교수

전)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상담전공 조교수

현) (사)한국청소년지도학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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