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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세계 드라마 분석8] 헛소문을 퍼트리는 심리는 뭘까

느루독서심리연구센터(010-2788-3025) 2020. 5. 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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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에서 김희애의 아들 전진서(이준영 역할)가 학교에서 친구들이 엄마의 헛소문을 들먹이면서 은근히 따돌림을 당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에 전진서는 참지 못하고 자신을 따돌림하는 정준원(차해강 역)과 멱살을 잡고 학교에서 티격태격합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김희애는 정준원 엄마이자 자신에 관해 헛소문을 퍼트리고 다니는 차도철 의원 아내 윤인조에게 찾아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어디서 말 같잖은 소리를 애 앞에서 나불대! 한 번만 더 준영이 귀에 쓸데없는 소리 들어가게 하면, 너희들 부부 박살내겠다!"

 

도대체 왜 사람들은 헛소문을 퍼트리고 험담을 하는 심리는 무엇일까요?

 

바로 '방어적 태도(defensive attitude)'에 그 이유가 있습니다. 

 

네덜란드 그러닝겐 대학교의 연구팀은 이러한 '헛소문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논문을 발표했었습니다. 이 연구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타인에 대해서 부정적인 소문과 긍정적인 소문을 듣고 나서 기억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그리고 난 후, 이 헛소문에 기반을 두고 자기 개선, 자기 홍보, 자기 방어에 대해서 점수를 매기도록 했습니다. 

 

이 실험 결과, 긍정적인 소문을 기준으로 한 실험 참가자들은 자기 개선에 대한 점수를 높게 매겼습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소문을 기반으로 기억을 상기시킨 참가자들은 자기 홍보와 자기 방어에 대해 높은 점수를 매겼습니다. 이러한 결과로 나쁜 소문은 결국 자신을 드려내려는 심리와 나는 그 헛소문의 주인공이 되지 않을 거라는 방어하는 심리 상태를 형성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렇다면, 차도철 의원 아내와 그 아들, 이렇게 두 명의 심리상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차도철 의원 아들 정준원은 왜 학교에서 친구인 전진서를 왕따 시키려고 하는 걸까요. 물론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오늘은 헛소문에 대한 부분을 기준 삼고 심리적 해석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위에 같은 네덜란드 그러 닝겐 대학교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다른 실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바로 숙달과 실적이라는 목표를 둔 실험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에게 판매자의 역할을 맡기고, 자신들이 맡은 업무에 대해서 문서로 기록하도록 했습니다. 그런 후 실험참가자들에게 다른 판매자들의 헛소문을 듣게 했습니다. 처음에는 긍정적인 업무수행능력에 대한 소문이었고, 다음에는 부정적인 업무수행능력에 대한 소문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한 그룹은 실적을 목표로 하는 그룹이었고, 다른 그룹은 업무에 대해 숙달을 목표로 하는 그룹이었습니다. 

이 실험 결과, 업무에 있어서 '숙달'을 목표로 하는 그룹은 긍정적인 소문에 더 많은 발전적인 자극을 받았습니다. 업무에 얼마나 더 잘 익숙하고 통달할 수 있는지에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숙달을 목표로 하는 그룹은 긍정적인 소문에 더욱 자극을 받은 것입니다. 

 

반면에 실적을 목표로 하는 그룹은 달랐습니다. 부정적인 소문에 자극을 더 많이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실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실패가 곧 자신의 성공이고, 상대의 성공은 자신의 실패라고 여기는 심리를 형성합니다. 그래서 상대의 부정적인 소문을 통해 자신이 잘하고 있다는 편안함을 가지는 방어적인 자세인 것입니다. 

 

차도철 의원 아들 정준원은 김희애의 아들 전진서를 라이벌로 여기고 경쟁 대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위 실험에서처럼 '부정적인 소문'에 더 큰 자극을 느끼는 것입니다. 또 그 부정적인 헛소문을 친구들에게 털어놓으면서 전진서보다 자신이 돋보이게 하면서도 그 소문의 주인공은 자신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를 드러내게 됩니다. 

 

반면에 차도철 아내는 왜 이런 헛소문을 즐기는 것일까.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와 노섬브리아대학교가 공동 연구한 논문에서 정신 건강 관점으로 우울한 사람일수록 우울한 내용을 담은 소문이나 이야기를 즐기는 경향을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우울한 사람은 정신이 건강한 사람들에 비해 소문을 인지하는 부분에 있어서 다른 메커니즘이 있는 것을 분석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부정적인 이야기의 정보와 부정적인 감정이 없는 일반적인 이야기를 실험 참가자 154명에게 보여주고 얼마나 재미있고, 긍정적 감정을 느꼈으며, 공감대를 형성했는지 또는 공유를 하고 싶은지에 대한 부분을 점수 매기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가 우울감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는지에 관해서도 판단하게 했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은 우울증 검사를 했고, 참가자 중 56명은 정상이었고, 43명은 우울증 중증도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두 그룹이 위의 실험에 대해 어떤 차이가 잇는지도 확인을 했습니다. 

 

실험 결과 우울증 중증도를 보인 그룹은 우울한 이야기에 공감대를 더 느꼈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 하는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심지어 이 우울증 중증도 그룹은 우울한 이야기가 자신들의 우울한 기분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이야기에 대해서는 두 그룹의 차이가 거의 없게 나타났습니다. 

 

이런 실험에 따르면, 차도철 의원의 부인이 헛소문을 퍼트리고 계속해서 그런 소문을 생산하는 이유는 바로 스스로가 우울증이 심하기 때문인 것입니다. 

 

우울한 소식을 듣는 순간 본인에게 가장 자극을 주고, 이러한 헛소문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면서 유대감과 연개 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이런 이야기를 공유하는 그룹에서 더 깊은 소속감을 느끼게 되는 상황을 맛보면서 점점 더 강한 헛소문을 자주 생산하는 경향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우울한 헛소문을 생산하고 공유하는 것이 실제로 자신의 우울증을 전혀 낮추거나 해결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이미 그러한 감정과 행동에 중독되어서 무의식적으로 반복해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헛소문을 생산하고 공유하는 사람들을 잘 관찰하면, 그 자신이 행복하지 않고 온몸으로 우울의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심지어 이런 헛소문을 반복적으로 접하고 만들고 퍼트리는 행위를 계속하다 보면, 이런 행위가 비윤리적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심지어 헛소문을 만들고 거짓말을 계속하게 되면, 뇌가 변해버립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실험심리학과에서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의 뇌를 스캔해서 뇌 변화를 관찰했었습니다. 실험 참가자 80명에게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주고 뇌를 관찰한 결과, 편도체 영역의 변화를 감지했습니다. 편도체는 감정과 관련된 정보를 처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거짓말의 횟수가 늘어날수록 편도체 활성도가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습니다. 

 

즉 자신이 처음 거짓말을 할 때는 각성을 크게 하지만, 계속하다 보면 각성효과가 떨어져서 점점 쉽게 거짓말을 하게 되는 모습을 가집니다. 뇌도 거짓말에 맞춰 변해버린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헛소문과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차도철 아내와 아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뇌가 변해버린 것입니다. 헛소문을 이야기를 할 때 스스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 도덕적 판단의 기준이 희미해졌기 때문에 보다 쉽게 헛소문을 계속해서 생성해서 퍼트리게 되는 것입니다.

 

본인 스스로가 정치인의 아내로서 우울함을 드러내는 것이고, 또 학습교에 성적만이 자신의 목표인 아들은 친구들조차 경쟁상대로 보기 때문에 친구의 불행이 곧 자신의 행복으로 생각하는 안타까운 인성의 결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by 이재연(고려대학교 대학원 아동 언어 코칭 전공 강의전담교수, (사)한국청소년지도학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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