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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을 경험한 아이들은 왜 거짓말에 잘 속는 걸까요(자발적 거짓기억)

느루독서심리연구센터(010-2788-3025) 2020. 5. 1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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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학교의 연구팀이 '학대받은 경험의 아이들은 일반 아이들에 비해 '자발적 거짓기억'을 쉽게 만드는 경향'에 대해서 영국발달심리학회지에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에 참여한 아이들은 총 127명이었습니다. 나이는 4세에서 12세로 형성했습니다. 실험 참여 아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서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첫 번째 그룹은 아동학대와 연관된 기관에서 모집된 학대 경험이 있는 아이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이 그룹이 실험군이었습니다. 반대로 두 번째 그룹은 학대 경험이 없는 아이들로 대조군이었습니다. 

 

두 그룹에게 동일한 실험이 진행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특정 주제와 관련된 단어들 목록을 나눠준 후, 목록에 있는 단어들을 암기하라고 했습니다. 두 번째는 완전히 다른 단어 목록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단어 목록을 주면서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했습니다. 두 번째 주어진 새로운 단어들 목록에는 첫 번째 주었던 단어 목록에 있었던 것처럼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학대 경험이 있는 실험군 아이들과 학대 경험이 없는 대조군 아이들 중에 누가 거짓말을 더 잘 받아들였을까요?

 

바로 학대 경험이 있었던 실험군 아이들이 거짓말을 진짜로 받아들였고 '자발적 거짓기억'을 형성했습니다. 학대 경험이 있는 아동이 갖는 트라우마는 기억을 형성하는 데 있어서 자발적으로 거짓 기억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자유로운 비판적 수용을 하지 못하고 그냥 상대가 하는 거짓말을 무비판적으로 믿는 경향을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거짓말에는 사소한 거짓말무거운 거짓말과 같은 종류가 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사소한 거짓말을 수도 없이 많이 합니다. 사소한 거짓말이란 사실처럼 믿지 않아도 되는 상황의 말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10번 정도는 사소한 거짓말을 하면서 살아간다고 합니다. 특히 인사에서 "다음에 밥 한 번 먹자~"라고 하는 인사말이나, "조만간 얼굴 좀 보자~'라는 말들은 그럴 가능성이 낮은 사소한 거짓말에 해당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주고받는 말속에는 사소한 거짓말들이 섞여서 전달되고 전달 받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무거운 거짓말은 절대로 사실처럼 믿으면 안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믿으면 안되는 무거운 거짓말을 믿고 말하는 것은 질병의 종류입니다. 바로 정신분열증이라고 불리는 '조현병(schizophrenia)'에 해당합니다. 이렇게 사소한 거짓말과 무거운 거짓말의 경계선에서 스스로를 통제하고 상대방의 말에 무비판적으로 끌려가지 않고 객관적인 힘을 가지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어려서 학대를 경험한 아이들 경우, 가정 폭력이나 성폭력 혹은 이런 유사한 학대를 경험한 아이들의 경우 상대의 강압적인 분위기에 울어야 할 때 울지 못하고 웃어야 하고, 웃고 싶을 때 감정을 누르고 분위기를 만드는 반대되는 감정을 학습하게 됩니다. 감정의 흐름이 정상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역행하는 감정을 무의식적으로 수용하게 된 것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누르고 가면을 자주 사용하게 되면 의미 없는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가면을 쓴 감정과 내가 아닌 타인에게 맞춰주는 생각의 학습은 결국 균형이 깨진 사람이 되어 버립니다. 나보다 강한 사람의 말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본인은 말수가 적어지고, 상대 행동의 박자에 맞춰서 걸어야 하기 때문에 자발적인 행동이 줄어들게 됩니다. 이러한 모습들은 낮은 의욕과 우울감이 강한 음성적 증상이 늘어납니다. 


이재연 교육학 박사(상담전공)<현) 고려대학교 대학원 아동언어코칭전공 강의전담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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