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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딜레마(hedgehog's dilemma)

느루독서심리연구센터(010-2788-3025) 2018. 2. 2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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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상담학신문(265-21-00636)에서 발행하는 글입니다.


1. 고슴도치 딜레마

인간 관계는 난로와 같습니다. 서로 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지면 뜨겁고, 멀어지면 춥고 외로워집니다. 이처럼 가족이든 타인이든 관계를 형성하며 살아가지만, 관계의 거리는 많은 문제점을 야기합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독일의 철학자인 아르투르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가 1851년에 '소품과 단편집(Parerga and Paralipomena, 영어로 하면 a collection of philosophical relections)' 책에서 설명했습니다. 

2. 고슴도치 딜레마

이 책에 인간이 애착 형성을 할 때 가지는 불편함을 고슴도치로 설명해 놓았습니다. 고슴도치들이 날이 추워서 서로 몸을 밀착해서 물리적 거리를 좁히려고 하지만 몸에 붙어 있는 가시들이 서로를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하는 상황을 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고슴도치의 관계를 인간의 관계성으로 적용해서 설명한 용어가 바로 '고슴도치 딜레마(hedgehog's dilemma)' 입니다. 

3. 고슴도치 딜레마

인간은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어하는 애착형성의 욕구와 혼자 있고 싶어하는 자율성의 욕구가 충돌하는 것입니다. 프로이트는 1921년에 자신의 책 '집단 심리학과 에고의 분석(Group Psychology and the Analaysis of the Ego)'에서 고슴도치 딜레마를 인용해 인간관계를 설명했습니다. 부부관계, 친구관계, 부모-자식 관계 등 모든 관계관계는 이런 고슴도치 딜레마와 같고, 이러한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는 관계는 엄마와 아들의 관계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4. 고슴도치 딜레마

하지만 엄마와 아들뿐만 아니라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서도 애착형성의 욕구보다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욕구가 커지게 되는 이유는 바로 자녀에게서 '양가감정(ambivalence)'의 횟수가 늘어나면서 부터입니다. 부모인 내 앞에서는 짜증내고 화내고 부정적인 모습을 여과없이 드러내면서, 오히려 처음보는 타인이나 심리적 거리가 먼 공동체에서는 이타적이면서 부드럽고 타인과 애착형성을 하려는 모습을 접하면서 부모조차도 자녀에게 가까운 거리의 애착관계와 멀리하고 싶은 자율성의 관계의 양가적 감정을 가지게 됩니다. 이런 양가적 감정을 강하게 느끼는 부모는 자녀에게 자신도 모르게 강압적이거나 공격적인 말과 행동을 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자녀와 심리적 거리가 좁혀진 상태에서 또 다시 힘든 상황을 겪지 않으려고, 불편한 마음을 겪지 않으려고 미리 강하게 밀어내는 것입니다. 

5. 고슴도치 딜레마

그래서 자녀가 태어난 시점부터 6개월이 될 때까지, 양육자와 애착형성이 건강하게 된 유아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와 타인과의 관계에서 애착형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애착형성하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이미지와 부정적인 이미지 중 어떤 이미지를 더 많이 형성하게 하는 지가 중요합니다. 부모와 가지게 되는 이 이미지는 다른 타인과의 관계에 그대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6. 고슴도치 딜레마

하지만 삶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타인들과 대인관계를 경험하면서, 긍정적인 심리적 거리를 경험하고 대인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건강하게 해결하는 경험이 늘어나면서 이전에 가졌던 부정적인 애착형성 문제도 변화될 수 있는 것입니다. 숨가쁘게 흘러가는 물결도 바위나 돌에 부딪치며 아픔을 겪지만, 응원하는 풍경과 환경에 의지해서 힘을 냅니다. 때로는 붐비다 못해 미어지는 거리가 힘들지만 가끔은 발길조차 드문 시간이 견딜 수 없는 외로움을 선물하기도 합니다. 머리와 마음에서 울리는 사이렌 소리에 민감한 반응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서는 습관처럼 내 뱉는 '긍정'이 중요합니다. 건조한 생각을 촉촉하게 만들 수 있는 나만의 긍정이 가슴에서 샘솟듯 습관적으로 읇조려야 합니다. '주변에 긍정적인 타인이 없어서 내가 부정적이다.'라고 변명하고 싶지만, '내가 나와의 관계에서 긍정을 주면 그만입니다. 내 입에 가장 가까운 내 귀에게 되새김질하듯 긍정을 던져야 꽁꽁 얼어붙은 겨울도 따뜻한 새벽을 마음창에 건낼 것입니다. 

  
written by 이재연 교육학 박사(상담학전공)
한국상담학신문 대표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슈 인 심리학' 칼럼니스트
한국청소년지도학회 상임이사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상담사회교육전공 교수
전) 대신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
저서) 심리학으로 알아보는 가족사용설명서(지식과 감성), 심리학 이슈로 답하다(지식과 감성), 심리학 편지(지식과 감성), 자녀의 자아에 사랑을 더하다(지식과 감성) 등

-한국상담학신문-
건강한 가족회복, 개인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휴 및 강의문의: 010-2788-3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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