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느루독서심리연구센터(010-2788-3025)

기억에 의존하기보다 지금의 행복과 희망에게 한 발 짝 더 다가가기 본문

한국상담학신문/소통심리학

기억에 의존하기보다 지금의 행복과 희망에게 한 발 짝 더 다가가기

느루독서심리연구센터(010-2788-3025) 2018. 2. 28. 18:21
728x90
SMALL

이 글은 한국상담학신문(265-21-00636)에서 발행하는 글입니다.



완벽한 기억이라는 것이 있을까요? 유년 시절을 생각했을 때 '그랬던 것 같았는데,'로 시작해서 '그래, 분명히 그랬어.'로 끝나는 기억들이 가끔 있습니다. 나는 분명 지금까지 새벽에 태어난 걸로 알고 있었는데 부모님이 낮에 태어났다고 말했을 때나, 난생 처음 와본 곳 같은데 어린 시절에 많이 와봤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을 때의 낯선 기분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기억이라는 것은 꽤 쉽게 바뀌어갑니다. 심리학에서 정신적인 외상을 뜻하고 있는 트라우마(Trauma) 때문에 안 좋은 기억이 더 끔찍하게 바뀌기도 하고 분명히 좋았던 기억들이 갑자기 사라지기도 합니다. 기억이라는 것은 사실 영구적이거나 진실에 가까운 것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감정의 영향이 존재합니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범죄학, 인지과학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엘리자베스 로프터스(Elizaveth F. Loftus)는 가짜 기억 실험이라는 것을 진행했습니다. 로프터스는 인간의 기억이 조작될 수 있음을 이 실험으로 주장했습니다. 실험 대상자가 질문을 받을 때 자신의 기억을 어떻게 바꾸는 지를 조사한 이 실험의 대표적인 실험은 자동차 사고 장면에 대한 사람들의 대답입니다. 교통사고 장면을 실험 대상자들에게 보여준 후 두 차가 정면충돌을 하였을 때 얼마나 빠르게 달리고 있었는가와 두 차가 접촉사고를 냈을 때 얼마나 빠르게 달리고 있었는가의 다른 두 질문을 다른 집단에게 물어보았을 때, 사람들은 정면충돌이라는, 좀 더 빠른 속도의 자동차들이 일으킬 수 있는 사고에 대한 질문에 훨씬 더 빨리 달렸다고 대답했습니다. 또한 정지신호가 적혀있던 장면을 보여주고, 질문하기 전에 넌지시 '천천히'라는 신호가 있었다고 말하자 사람들 중 몇몇은 그렇다고 대답했고 그를 전제로 대답하기 시작했습니다. 즉, 기억이란 변할 수 있고 남들에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억을 굳게 믿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 기억에는 그렇지 않았어, 라며 변하거나 예상과 다른 것들을 부정하며 자신의 기억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 말입니다. 하지만 기억이라는 것은 언제나 진실이 되어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추억한다는 말이 적당한 말입니다. 기억을 지키는 것은 사건이나 사고, 위험하고 부당한 일들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에 도움을 줍니다. 꼭 기억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부정적인 트라우마를 안겨주고 있거나 내가 능력을 발휘할 수 없게 하는 일들에 대한 기억, 실패하거나 좌절했던 기억들을 끌고 다닌다면 그곳에서 움직이기 어렵게 됩니다. 예를 들면, 나는 새로운 일들에 항상 실패하곤 했어, 나는 새로운 일을 하면 안 되는 사람이야 라고 단정을 짓는 것입니다. 



긍정적인 일들을 추억한다면, 지금 와서 돌아보니 그때의 감정은 슬펐지만 평화로운 것 같아, 라든지 행복해서 아련한 것 같다고 한 발 짝 물러나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간 속에서 우리는 항상 현재에 살고 있으며 과거는 나를 묶거나 지금의 나에게 끊임없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니까요. 단지 일어났던 일이며 지나간 일입니다. 조금 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집중을 하고,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들에 집중한다면 세상은 나를 위해 나만의 공간을 마련해줄 것입니다. 그리고 행복했던 일들에 대한 기억을 추억하며 그로부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현재에 잠시 쉬어줄 수 있는 장소를 내가 마련한다면 나의 삶은 조금 더 풍족해지고 여유로워질 것입니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는 세상의 믿음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좋은 추억들만 있으면 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기억이라는 정보에 너무 의존하지 않고, 지금의 감정과 상황들에 집중하며 몇 가지 추억들, 행복이라는 것과 희망이라는 것에 대한 힌트들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자기 자신만의 행복과 희망이라는 것에 한 발 짝 더 다가 서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나의 삶에서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도, 그런 사람은 그저 기억하고 있는 사람, 알고 있는 사람보다는 추억할 만한 사람, 그리고 그 사람에 대해 알고 있는 따뜻한 이야기들로 우리는 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written by 이재연 교육학 박사(상담학전공)
한국상담학신문 대표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슈 인 심리학' 칼럼니스트
한국청소년지도학회 상임이사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상담사회교육전공 교수
전) 대신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
저서) 심리학으로 알아보는 우리아이마음설명서(지식과 감성, 2018)
        심리학 편지(지식과 감성, 2017)
        심리학으로 알아보는 가족사용설명서(지식과 감성, 2016)
        심리학 이슈로 답하다(지식과 감성, 2016)
        자녀의 자아에 사랑을 더하다(지식과 감성, 2016)
        이슈 인 심리학(글로벌콘텐츠, 2015)

-한국상담학신문-
건강한 가족회복, 개인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휴 및 강의문의: 010-2788-3025


LIST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