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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루독서심리연구센터(010-2788-3025)
[가족심리학] 속절없는 행복이란 없습니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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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상담학신문(265-21-00636)에서 발행하는 글입니다.
많은 분들이 그럽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 행복을 찾겠다는 생각이 속절없는 것 같습니다.' 아닙니다. 밤새 속수무책으로 뒤척여도, 새벽녘에는 일어날 힘이 생깁니다. 아득한 예일처럼 멀어보이지만, 홑이불 같은 마음 얹이면 겨울을 밀어내고 봄이 올라옵니다. 뿌리 없는 아픔은 희망을 뿌리내려 지워낼 수 있습니다.
2012년에 네덜란드 유트렉트대학교(Utrecht University) 사회심리학과 Gerdientje Danner-Vlaardingerbroek 교수팀은 직장생활의 스트레스가 가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연구해서 책을 냈습니다. 제목이 '똑~똑~ 아무도 없어요? 일과 관계 사이의 연결 고리로서 심리적 여유(Knock, knock, anybody home? Psychological availability as link between work and relationship)'이었습니다.
회사나 일터에서 가지게 되는 부정적인 영향 혹은 긍정적인 잔상이 실제로 가정에 있는 배우자와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였습니다. 이러한 영향에 대한 '심리적 원리(mechanism)'를 발견하기 위해서 이 연구에서는 '심리적인 여유(psychological availiability)'라는 개념을 독자에게 소개했습니다. 심리적인 여유는 개인적인 여유뿐만 아니라 배우자의 심리적인 여유를 끌어낼 수 있는 내적인 힘(motivation)을 의미합니다.
이 연구에서는 총 313명의 부부에게 설문 조사와 데이터 분석을 실시했습니다. 연구결과 일터에서 어떤 상황을 경험했는지에 따라서 집으로 돌아와 아내나 남편에게 하는 태도는 상당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이런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전이효과(spillover, 그냥 '스필오버'라고 합니다)'라고 부릅니다. 'spillover'라는 단어는 '넘치는 상황' 또는 '어떤 상황의 여파'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밖에서 경험한 마음의 물결이 시간이 지나서 집에 돌아온 후에 잔물결로 계속해서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여파(餘波)라는 한자도 '남아 있다'를 뜻하는 '여'와 '물결, 흐름, 눈빛'을 뜻하는 '파'가 합쳐진 말입니다. 여기서 '파'의 뜻에 '눈빛, 눈길'의 뜻이 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밖에서 많은 타인들과 눈빛과 눈길을 주고 받으며 일을 할 때 건강하면 좋지만, 부정적이고 스트레스를 담아서 눈빛과 눈길을 주고받았다면 털어내지 못한 스트레스를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무의식적으로 전달하게 되는 것입니다. '일을 그딴식으로 할거야?', '머리가 모자야?', '이렇게 글을 써서 학교는 어떻게 졸업한거야?' 등등 직장에서 받은 부정적인 말과 눈빛은 가정에 돌아와서 배우자가 아무리 반갑게 맞이하고 가족과 관련된 말을 해도 대응을 하거나 지속적으로 주거니 받거니 말을 할 수 있는 '심리적 여유(psychological availability)'가 없는 것입니다.
'응', '어', '알았어', '알아서 해' 등등 짧아도 너무 짧아진 말을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전달하면서 가족은 서로에게 또다른 개념의 상처를 주게 됩니다. 배우자의 경우에 '내 이야기가 저 사람에게는 의미가 없나?', '저 사람은 가정보다 일이 더 중요한가?' 등등 오해를 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직장에서 힘든 상황을 경험할수록 집에서는 배우자와의 대화보다는 TV 시청률이 높았고, 배우자의 말에 긍정적인 대답보다는 비판적인 반응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한 신체적인 사랑의 표현도 빈도가 낮았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가정과 일, 두 가지의 삶을 살게 됩니다. 건강한 가정을 위해서는 일터에서 받은 부정적인 영향을 가정에 가지고 오지 않을 수 있도록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가족은 서로가 서로의 심리적 여유가 높을 때와 낮을 때를 섬세하게 파악을 해야 합니다. 가족 누군가의 심리적 여유가 낮을 때는 심리적 여유가 높은 사람이 채워주고 보듬어 주어야 합니다. 행복은 현실입니다. 머리에서만 일어나는 환상이 아닙니다. 밖에서 대인관계를 통해 받은 부정적인 영향을 최대한 가정에 가지고 오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족이 서로의 심리적 여유를 채우고 회복시켜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written by 이재연 교육학 박사(상담학전공)
한국상담학신문 대표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슈 인 심리학' 칼럼니스트
한국청소년지도학회 상임이사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상담사회교육전공 교수
전) 대신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
저서) 심리학으로 알아보는 우리아이마음설명서(지식과 감성, 2018)
심리학 편지(지식과 감성, 2017)
심리학 이슈로 답하다(지식과 감성, 2016)
심리학으로 알아보는 가족사용설명서(지식과 감성, 2016)
자녀의 자아에 사랑을 더하다(지식과 감성, 2016)
이슈 인 심리학(글로벌콘텐츠(2015)
-한국상담학신문-
건강한 가족회복, 개인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휴 및 강의문의: 010-2788-3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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