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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심리학] 가족의 공기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늘 촉촉한 사랑을 뿌려야 합니다. 본문

한국상담학신문/가족심리학

[가족심리학] 가족의 공기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늘 촉촉한 사랑을 뿌려야 합니다.

느루독서심리연구센터(010-2788-3025) 2018. 3. 14.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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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상담학신문(265-21-00636)에서 발행하는 글입니다.



아픔이 붐비다 못해 마음 거리에 미어지는 상황이 되면, 여유라는 녀석의 오가는 발길조차 드물게 됩니다. 사람에게 다치고, 사랑에게 차이고, 그와 나 사이가 단단해지기보다 오히려 지나가는 바람에도 흔들릴 정도로 겨울입니다. 심리적 거리가 가장 가까운 가족의 봄은 언제 찾아올까요? 부모와 자녀의 갈등, 부부의 갈등 도대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2013년도에 노스웨스턴대학교 사회심리학과 엘리 핀겔(Eli Finkel) 교수와 에리카 슬로터(Erica Slotter) 교수, 그리고 대멘 칼리지 심리학과 로라 루치스(laura Luchies) 교수는 '갈등 복습을 향상시키기 위해 잠깐 되돌아보는 것이 결혼 만족도를 유지시킨다(A Brief intervention to Promote Conflict Reappraisal Preserves Marital Quality Over Time)'라는 논문을 심리과학지에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핵심 단어는 바로 '갈등을 복습하는 것(conflict reappraisal)'입니다. 부부가 살면서 서로 싸우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서로 감정과 생각의 충돌이 왔을 때, 외면하고 흘러가는 시간 위에 배 띄우고 기다르듯 하는 것이 아니라, 부부의 감정충돌과 생각충돌이 왔던 상황을 되돌아보는 것만으로도 결혼생활의 만족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논문에서 증명했습니다. 이 실험에서는 120쌍의 부부를 모집한 후, 2년간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 첫 시작 1년 동안 이들 부부에게 어떠한 실험도 하지 않고 온전히 '결혼만족도'만 지켜봤습니다. 그 결과, 결혼만족도는 시간이 지나면서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는 결과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실험한 지 1년이 지나서부터, 16주마다 한 번씩 120쌍 부부 중에 무작위로 골라서 부부가 서로 감정과 생각의 충돌했던 상황을 복습하게 했습니다. 총 3단계를 복습하는 것이었습니다. 1단계는 서로 갈등상황을 자세히 기술하라고 시겼습니다. 그 상황에서 가졌던 느낌과 생각은 배제하고 오직 부부가 서로에게 했던 행동을 적어보게 했습니다. 그리고 2단계에서는 남편과 아내 사이에 타인(제3자) 한 명이 개입하도록 상상해보게 합니다.


즉, 남편측과 아내측 어느쪽에도 속하지 않고 오직 객관적으로 그들의 갈등을 바라볼 수 있는 '객관적인 타인'이 있다고 가정하고, 이 '객관적인 타인'은 부부의 갈등상황을 어떤 식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합니다. 이후 부부가 갈등을 겪었던 그 상황을 통해 어떤 부분을 배울 수 있는지 적어보도록 했습니다. 3번째 단계는 '객관적인 타인'의 시각에서 각자의 갈등상황을 바라보는 것이 힘들었다면,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들었는지 기술하도록 했습니다. 


여기서 제3자의 역할을 하는 '객관적인 타인'은 '부부가 서로의 관계를 더 잘 되면 좋겠다고 바라보는 타인'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렇게 16주가 지날 때마다 이런 '갈등복습' 시간을 통해 배운 점을 갈등이 올 때 부부의 삶에서 그대로 활용해보라고 했습니다. 그 결과 놀랍게도 부부의 스트레스가 이전과는 달리 명확한 감소를 보였습니다. 


심리학 용어 중에 '벽에 붙은 파리 효과(fly-on-the-wall effect)'라는 것이 있습니다. 지나간 과거에서 부정적인 사건을 통해 성장하는 사람 혹은 부정적인 생각이 강해지는 사람 이렇게 두 유형으로 나뉘게 됩니다. 도대체 왜 이럴까요? 한 그룹에게는 지나간 과거의 슬펐던 상황을 자신의 눈으로 보는 것처럼 직접 생생하게 떠올리라고 했습니다. 반대로 다른 그룹에게는 내가 아닌 다른 제3자의 눈으로 그 상황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실험 결과, 슬픈 상황을 자신의 관점, 즉 주관적인 시각으로 떠올리면 떠올릴수록 더 고통스럽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주관적인 관점을 버리고 제3자의 눈으로,객관적인 시각으로 그 상황을 떠올리게 했을 때는 그 상황을 통해 의미를 찾고 현재의 시점과 분리해서 지나간 일로 심리적 거리를 두는 능력을 가지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결과 스트레스도 감소했습니다. 


위의 갈등복습(conflict reappraisal) 실험에서 객관적인 타인을 상상하게 해서 부부의 갈등상황을 바라보게 한 것과 벽에 붙은 파리 효과(fly-on-the-wall effect = 객관적인 시각 효과)는 같은 개념인 것입니다. 삶에서 고통과 슬픔 그리고 아픔이 찾아온 상황에서 주관적인 관점으로만 바라보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내려가고 슬픔과 아픔의 정도로 감소하게 됩니다. 가족의 심리적 거리 위에 겨울이 어설피 찾아오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촉촉히 적셔야 하는 것은 꽃잎만이 아닙니다. 가족의 공기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늘 촉촉한 사랑을 뿌려야 합니다.

written by 이재연 교육학 박사(상담학전공)
한국상담학신문 대표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슈 인 심리학' 칼럼니스트
한국청소년지도학회 상임이사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
전) 대신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
저서) 심리학으로 알아보는 우리아이마음설명서(지식과 감성, 2018)
        심리학 편지(지식과 감성, 2017)
        심리학 이슈로 답하다(지식과 감성, 2016)
        자녀의 자아에 사랑을 더하다(지식과 감성, 2016)
        이슈 인 심리학(글로벌콘텐츠, 2015)

-한국상담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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