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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가두고 있던 일상의 세계가 나로 인해 반복되고 더 단단해지고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본문

한국상담학신문/가족심리학

우리를 가두고 있던 일상의 세계가 나로 인해 반복되고 더 단단해지고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느루독서심리연구센터(010-2788-3025) 2018. 3. 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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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상담학신문(265-21-00636)에서 발행하는 글입니다.



우리의 일상은 언제나 반복됩니다. 특별한 일은 잘 일어나지 않고 하루하루 겨우 살아가는 기분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내 세계가 좁아 보이기도 합니다. 텔레비전에서는 사람들이 매일 행복하고 맛있는 것을 찾아다니며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휴대폰을 켜서 SNS를 보면 나의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멋있는 카페나 식당에서 근사한 시간을 보내고 새 옷과 행복한 표정의 사진을 올려둡니다. 그리곤 핸드폰을 끄고 '나는 왜 이렇게 살아가고 있을까?' 생각하며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남들의 행복은 항상 쉽게 찾아오는 것 같지만 내 행복은 꽁무늬도 보이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우울은 가끔 우리를 더 가두기도 합니다. 행복을 더 이상 찾을 수 없어서 아예 찾기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하루 종일 방에 머물며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정반대로, 피곤한 몸을 억지로 이끌어 어떻게든 행복해 보이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애써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무력해지고 우울해집니다. 결국 극복하기를 포기하기도 합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 1967년 미국의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 박사와 스티브 마이어(Steve Maier)가 보여준 우울증 실험의 증상이 어떤 실마리를 주고 있습니다. 바로 학습화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 실험입니다. 실험자들은 개 24마리를 대상으로 세 집단으로 나눴습니다. 한 집단은 레버를 건드리면 전기충격을 멈출 수 있는 공간에, 다른 집단은 개가 어떻게 해도 전기충격을 멈출 수 없는 공간, 또다른 집단은 아무런 전기충격이 가해지지 않는 공간에 두었습니다.


하루가 지난 후 장애물만 넘으면 전기충격을 피할 수 있는 공간으로 해당개들을 옮겼습니다. 그런데 어떤 행동을 해도 전기충격을 멈출 수 없는 공간에 있었던 개들만 장애물을 넘지 못하고 전기충격을 계속 견디고 있었습니다. 나머지 집단은 장애물을 넘어 전기충격을 피했습니다. 즉, 피하지 않고 견디는 개들은 어떤 행동을 해도 벗어날 수 없다는 무기력함을 학습한 것입니다. 


어떤 시도를 해도 자신의 상황을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은 그만큼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 계속 노출되어왔고 절망의 깊이가 깊다는 것입니다. 마치 마비된 것처럼 앞으로, 위로 나아갈 수 없게 만드는 것입니다. 논리적으로 긍정적인 사고가 그런 때의 우리를 도와줄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과거와 지금의 내가 빠져있는 수렁과 상관없이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는 언제든 나를 찾아올 수 있습니다. 행복은 예측할 수 없고 전혀 가늠하고 있지 못할 때 불쑥 찾아옵니다. 그래서 행복이 행복일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의 무기력과 우울감이 학습화된 무기력이라는 것을 알고, 내 존재 자체가 원래부터 무기력하고 무능한 존재라는 생각을 떨쳐버려야 합니다. 모든 사람들은 가능성의 존재이며 특별한 그 사람만의 성격, 언어, 능력이 분명합니다. 그 사람만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기회 또한 말입니다. 지금 내가 처해있는 곳이 아무리 나를 무기력하게 하는 곳일지라도 우리는 언제든 앞으로 나아가고 탈출할 수 있는 힘을 구비해두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마치 병에 갇힌 벼룩이 언제든 병을 빠져나올 수 있는 뜀뛰기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하루 종일 닫은 병뚜껑에 머리를 부딪치고 나면 병뚜껑이 사라져도 딱 입구까지만 뛰어오르고 밖으로 탈출하지 못하게 되는 것처럼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바로 코앞이 나를 구속하고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곳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입구인데 말입니다. 


작은 일상의 행복들을 발견해보는 것이 언제든 행복을 맞이하고, 우울한 일상을 탈출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을 지키는 데에 도움을 줄지도 모릅니다. 그동안 미루기만 했던 도전들을 무턱대고 해보는 것입니다. 유치해도 하루는 날을 잡고 친구들과 놀이동산을 가서 머리띠를 쓰고 노는 약속을 잡거나, 정말 계획에도 없던 겨울 바다 약속을 잡고 당일치기로 훌쩍 떠나버리는 것도 좋습니다. 우리를 가두고 있던 일상의 세계가 나로 인해 반복되고 더 단단해지고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런 일상을 내가 직접 바꿀 수 있다는 것을 하나씩 깨달아간다면 내가 나도 모르게 숨겨두고 있었던 힘들이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향해 나를 힘껏 밀어줄 것입니다. 


written by 이재연 교육학 박사(상담학전공)
한국상담학신문 대표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슈 인 심리학' 칼럼니스트
한국청소년지도학회 상임이사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상담사회교육전공 교수
전)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
저서) 심리학으로 알아보는 우리아이마음설명서(지식과 감성, 2018)
        심리학 편지(지식과 감성, 2017)
        심리학으로 알아보는 가족사용설명서(지식과 감성, 2016)
        심리학 이슈로 답하다(지식과 감성, 2016)
        자녀의 자아에 사랑을 더하다(지식과 감성, 2016)
        이슈 인 심리학(글로벌콘텐츠, 2015)

-한국상담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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