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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심리학] 과거가 아닌 지금 이 순간이 나에게 빌려주는 지혜 본문

한국상담학신문/가족심리학

[가족심리학] 과거가 아닌 지금 이 순간이 나에게 빌려주는 지혜

느루독서심리연구센터(010-2788-3025) 2018. 5. 7.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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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상담학신문(265-21-00636)에서 발행하는 글입니다.



마음의 병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오래 함께 했던 반려견이나 반려묘가 죽어도(pet loss) 며칠 아니 몇 달 동안 몸살보다 심한 아픔을 겪게 됩니다. 하물며 가족이 내 곁을 떠나거나 군 입대나 유학같이 오랜 시간 떨어져야 하는 그 자체만으로 분리불안이나 격리불안(separation anxiety)이 신체적인 고통으로 전달되게 됩니다. 스트레스와 불안증세가 신체적 고통으로 이어지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이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2011년에 미시간 대학교 심리학과 에단 크로스(Ethan Kross) 교수, 콜롬비아 대학교 심리학과 마크 버만(Marc Berman) 교수, 뉴욕주립 정신의학연구소(New York State Psychiatric Institute) 애드워드 스미스(Edward Smith) 박사 , 콜로라도 대학교 심리학과 토르 웨거(Tor Wager) 교수는 '관계 끊어짐이 육체적 고통으로 체세포 감각 표현을 공유한다(Social rejection shares somatosensory representations with physical pain)'라는 논문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는 두 가지 상황에 대해서 생각해보라고 합니다. 뜨거운 커피 한 잔을 팔에 쏟아서 느끼는 고통과 사랑하는 이와 헤어진 후 그 헤어진 사람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느끼는 고통을 비교했을 때, 팔에 쏟아진 뜨거운 커피의 신체적 고통과 대인관계에서 오는 고통이 얼마나 비슷한가를 연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즉 '신체적인 상처(hurt)와 정신적인 고통(pain)이 정말로 유사할까?'라는 궁금증을 실험한 논문입니다.  


이 논문에서는 참가자 40명을 모집해서 신체적 아픔(physical pain)과 정신적인 아픔(social rejection)을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장치(fMRI)로 직접 뇌를 촬영해서 관찰했습니다. 참가자들 팔에 열을 가해서 어느 정도로 아픈지 그 고통을 측정했습니다. 또 헤어짐을 겪은 사람의 사진을 보여주고 헤어질 때를 생각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이렇게 실험을 한 후, 신체적 아픔을 느끼는 부위와 정신적인 아픔을 느끼는 부위가 뇌의 같은 부위에서 겹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뇌에는 촉각과 위치 감각을 담당하는 '체감각피질(somatosensory cortex)'이라는 부위가 있습니다. 이 체감각피질에서 신체적 아픔과 정신적 아픔을 함께 똑같이 수용해서 반응한다는 것이 중요한 사실입니다. 

[*물론 이 체감각피질도 1차 체감각피질과 2차 체감각피질 그리고 체감각 연합피질로 나눠집니다. 1차 체감각로는 촉각, 압각, 관절 위치의 정보를 전달합니다. 2차 체감각피질은 1차 체감각이 신체 반대 부위를 대표하는 것과 달리 양측성으로 좌우 신체부위 모두를 대표합니다.  체감각연합피질은 1차 감각영역에서 느낀 감각을 종합하고 분석하고 판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이 같다는 사실은 반대로 정신적인 고통을 느낄 때, 신체적인 회복이 정신적인 고통을 줄여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신체적인 회복이 정신적인 고통을 회복시켜주는데 엄청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아픔과 고통의 정도가 일보다는 사람에게 오는 깊이가 더 깊고 넓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특히 심리적 거리가 먼 타인보다 가까운 가족과 지인에게서 더 큰 상처를 받게 됩니다. 빛은 늘 등 뒤에 그림자를 감추고 오는 법입니다. 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진다는 것은 기쁨과 동시에 가슴이라도 베인 듯 흘려야 할 눈물을 설물로 받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서로 심리적 거리를 적절하게 유지하고 서로를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오랫동안 붙어버린 내 마음 곳곳에 묻혀 있던 향기가 온몸을 지배해서 지워지지 않고 아픔을 낚시합니다. 그 향기를 지우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신체 건강'을 회복하는 일입니다. 앉은 자리가 고통이고 눈길 닫는 곳이 아픔인 장소를 떠나서 걸어야 합니다. 걷고 움직이면서 마음에 붙어 있는 상처의 향기를 털어내야 합니다. 웅크린 채로 문을 닫고 있으면 더 많은 상처로 덮어버립니다. 과거에서 벗어나 현재의 나와 만나야 합니다. 과거와 현재가 한 몸인 듯 섞이는 삼각지를 맛 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과거가 아닌 지금 이 순간이 나에게 빌려주는 지혜로 마음의 상처를 꿰맬 수도 있습니다. 


written by 이재연 교육학 박사(상담전공)
한국상담학신문 대표
행복한 심리상담연구소장(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160 1층)
(사)한국청소년지도학회 상임이사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슈 인 심리학' 칼럼니스트
전)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상담사회교육전공 교수
전) 대신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
저서) 심리학으로 알아보는 우리아이마음설명서(지식과 감성, 2018)
        심리학 편지(지식과 감성, 2017)
        심리학으로 알아보는 가족설명서(지식과 감성, 2016)
        자녀의 자아에 사랑을 더하다(지식과 감성, 2016)
        이슈 인 심리학(글로벌콘텐츠, 2015)

-한국상담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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