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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머릿속에는 이미 너무 많은 고정관념이 존재합니다. 본문

한국상담학신문/가족심리학

부모의 머릿속에는 이미 너무 많은 고정관념이 존재합니다.

느루독서심리연구센터(010-2788-3025) 2019. 1. 27.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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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한국상담학신문(265-21-00636)에서 발행하는 글입니다.

 

 

부모의 머릿속에는 이미 너무 많은 고정관념이 존재합니다.

 

모가 가지는 고정관념이 자녀의 삶을 망칠 수도 있습니다. 2006년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교의 연구팀이 '고정관념'에 관한 연구를 했습니다. 이 연구는 3년간 진행되었습니다. 이 논문은 '여성이 남성보다 수학을 못한다.'라는 고정관념에 대한 연구였습니다. 이 연구의 결과는 남성과 여성의 수학 능력에 있어서 차이가 전혀 없었습니다. 이 연구의 핵심 결과는 '고정관념'이 아무런 차이가 없는 남녀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차별성 그 자체를 만든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참가자 여성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고, 한 그룹의 여성들에게 '여성이 타고나기를 수학 능력이 남성보다 낮다.'라는 말을 들려주었고 다른 그룹의 여성들에게는 어떠한 고정관념을 주지 않았습니다. 두 그룹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연구 결과, '여성이 선천적으로 남성보다 수학 능력이 낮다.'라는 말을 들은 그룹은 실제 수학 성적이 점점 나빠졌습니다. 하지만 전혀 그런 고정관념의 말을 듣지 않은 그룹의 여성들은 수학 성적이 점점 좋아졌습니다. 이 결과를 놓고 본다면, '고정관념'에 노출이 되면 될수록 행동 자체에 변화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논문뿐만 아니라 스탠퍼드 대학교의 스틸 교수의 논문도 같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스틸 교수의 경우 남녀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수학 점수가 비슷한 대학생들을 무작위로 뽑아서 30분간 문제를 풀게 했습니다. 그런데 이 실험을 진행하기에 앞서서 이런 고정관념을 주었습니다. "이 실험은 남녀 사이에 수학적 능력에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입니다."라고 고정관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실험 결과로도 여학생들은 점수가 말도 안 되게 낮게 나타났고 남학생들은 기존의 성적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원래는 비슷한 성적의 학생들이 '고정관념'에 노출만 되어도 결과는 이렇게 달라져버렸습니다. 주위에서 나에게 어떤 고정관념을 노출시키냐에 따라 나의 뇌에 부정적 자극을 주게 되고 그로 인해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채 판단하고 행동하게 된다는 것을 증명한 것입니다. 이 실험을 통해 우리 부모들은 가족구성원들에게 어떤 고정관념을 주고 있는지 생각을 해봐야 할 것입니다.

 

부모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stereotype)'은 부모조차 어려서 어떻게 양육되었는지에 따른 '과거의 기억'을 바탕으로 한 대표 정보에 따른 판단인 것입니다. 고정관념이 많이 존재할수록 자녀가 가진 특별한 개성과 개인적인 차이점을 무시하게 됩니다. 자녀도 한 집단과 범주에 속한 구성원으로 인식해버리고 근거 없는 감정에 의해 판단을 해버리게 됩니다. 특히 학부모 강의를 하다 보면, 부모의 고정관념에서 가장 뚜렷한 것이 바로 '''직업'입니다. 여자아이와 남자아이 그리고 안정직과 불안정한 직업을 나누는 고정관념입니다.

 

사회와 문화가 가지고 있는 생각 방식을 바꾸지 않고 자녀들에게 그대로 물려주려는 것 때문에 자녀들에게 무의식적으로 강압 아닌 강압을 하게 되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특이한 고정관념 중에 하나는 바로 '혈액형'입니다. 부모님들이 자녀들 학교 보내 놓고 커피숍에 모여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은 옆에서 들어보면 깜짝 놀랄 만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근거도 없고 비과학적인 '혈액형에 따른 성격'을 확신에 차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혈액형(blood groups)과 성격(character/personality)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비과학적입니다. 혈액형 검사를 하는 이유는 수혈을 하거나 장기이식을 하는 경우에 중요한 역할을 할 뿐입니다. 성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독일의 세균학자이자 1901년에 노벨 생리학상과 의학상 수상자고 혈청요법을 만든 에밀 아돌프 폰 베링(Emil Adolf von Behring)이 북서유럽과 동유럽 지역의 혈액형의 차이점을 밝혀냈었습니다. 북서유럽 지역의 백인들은 A형이 많고, 반대로 동유럽 혹은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유색인들 B형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근데 이 사실을 가지고 우생학자(eugenicist)들이 악용을 한 것입니다. A형이 많으면 많을수록 인종도 진화가 된다고 주장을 한 것입니다. 이런 사실도 모르고 2005년에는 'B형 남자친구'라는 영화가 개봉되기도 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B형을 가진 사람은 이기적이고 이상한 사람이라는 '고정관념'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키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우생학의 근거로 일본은 우리나라를 박해를 했고, 독일의 나치는 유대인들을 집단 학살(genocide) 했었습니다. 우생학자들의 인종지수로 보면 한국인은 1.18(아시아-아프리카형)이고, 일본인은 1.48(중간형)이고, 영국인(4.09)이고 프랑스인(5)은 유럽형입니다. 이러한 우생학의 인종지수를 근거로 일본은 자신들이 유럽형에 더 가깝고 우리 한국인은 B(아시아-아프리카형)에 가까운 비율이 높아서 열등하다고 박해를 한 것입니다.

 

 

 

1970년대에 노미 마사히코라는 방송작가가 일본에서 '혈액형으로 알 수 있는 상성'이라는 혈액형과 성격의 관련성에 관한 책을 내면서 유행하게 됩니다. 근데 이 책이 우리나라에 번역이 되어 오면서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비과학적인 주장이 일본에서 시작해서 한국으로 수입돼 온 것입니다. 지금의 '2'이라는 용어와 흡사합니다. 2병에 대해서는 다음에 시간이 되면 이야기하겠습니다. 아무튼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혈액형과 '오늘의 운세'를 보는 자판기가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에 맞서서 많은 국가들의 과학자들이 혈액형과 성격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지만 '고정관념'에 이미 사로잡힌 많은 사람들은 계속해서 혈액형에 따른 성격을 서로 이야기하고 있거나 부모가 자녀의 성격을 단정 짓거나 심지어 회사에서는 혈액형을 따지고 직원을 뽑는 일까지 일어납니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들 속에서 또 다른 '따돌림'도 형성됩니다. 혈액형 수가 소수인 'AB'인 경우, 대다수의 혈액형을 가진 이들의 입과 입을 통해서 '천재 아니면 바보'라는 '혈액형 왕따(blood harassment)'를 만들어 구분 지어버렸습니다.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들이 주장하는 과학적 근거에 따르면, ABO 혈핵형의 하위유형(subgroup)은 우리가 알고 있는 4가지가 아니라 여러 개가 있고 ABO Rh 혈액형 외에도 다른 혈액형들이 존재한다고 사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보다 더 깊은 혈액형 종류를 말하자면 수십 아니 수백 가지의 다양성이 존재하는 혈액형을 단 4가지 성격으로 구분하는 것 자체는 비과학이면서도 거짓말인 것입니다. 또한 '고정관념'인 것입니다.

 

우리는 얼마나 빠르게 판단을 할까요. 2006년도에 템플 대학교 심리학과 잉그리드 올슨(Ingrid Olson) 교수는 '한눈에 매력이 결정된다(Facial Attractiveness Is Appraised in a Glance)'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는 교과서와 온라인의 남성과 여성의 사진을 스크린에 보여주고 실험 참가자들에게 '매력도(attractiveness)'를 판단하도록 했습니다. 사진을 보여주는 시간은 0.001초였습니다. 시각적으로 오랜 시간 응시하는 것이 아니라 찰나의 순간에 사람의 얼굴로 '매력'이라는 심리적 판단을 내려야 하는 실험입니다. 그 짧은 순간에도 참가자들은 '멋있다''추하다' 등의 대답을 0.013초 만에 했습니다.

 

야구의 경우를 보면, 타자들은 150km를 던지는 투수의 공을 직구인지, 커브와 슬라이드 등 공의 구질을 파악하는데 0.4초 만에 이뤄집니다. 이러한 과정을 보면,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상황과 대상을 판단하는 것은 '인지과정'이라기보다는 '심리적 과정'입니다. 스탠퍼드 대학교 심리학과 로버트 자이언스(Robert Zajonc) 교수는 인지과정을 통해서 무엇인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적으로 심리적 과정을 통해서 이뤄진다고 설명했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빠르게 판단을 하다 보니 착각과 비합리적인 판단을 수시로 해버리는 악순환의 고리에 갇혀 있습니다.

 

부모가 자녀를 판단하고 부부가 서로를 판단하고 내가 타인을 판단하는 속도가 첫인상이나 상대의 이미지 혹은 겉으로 보이는 일부를 통해 일어나다보니 잘못 판단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입니다. 이렇게 가족이 서로를 말이나 행동 같은 겉마음으로 쉽게 판단을 해버리다 보니 마음이나 생각과 같은 속마음을 물어봐 주고 기다려주는 습관을 가지기가 어렵게 됩니다.

 

written by 이재연 교육학 박사(상담전공)

한국상담학신문 대표

행복한 심리상담연구소장

(사)한국청소년지도학회 상임이사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슈 인 심리학' 칼럼니스트

(전)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상담사회교육전공 교수

(전) 대신대학원대학교 상담심치료학과 교수

(저서) 심리학으로 알아보는 우리아이마음설명서(지식과 감성, 2018)

         심리학 편지(지식과 감성, 2017)

         심리학으로 알아보는 가족사용설명서(지식과 감성, 2016)

         심리학, 이슈로 답하다(지식과 감성, 2016)

         자녀의 자아에 사랑을 더하다(지식과 감성, 2016)

         이슈 인 심리학(글로벌콘텐츠, 2015)  

 

건강한 가족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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