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소통의 심리학(SNS를 중심으로)

 이 글은 한국상담학신문(256-21-00636)에서 발행하는 기사입니다.

1. 현대적 소통의 심리학 : 우물 정(#)

우물 정(#)자는 요즘 핫한 기호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휴대폰 숫자 키패드의 구석에 자리잡혀 있는, 그저 컴퓨터 키보드의 많은 기호들 중 하나가 아닌, 독창적인 의미를 지닌 기호로서 주목 받고 있습니다. SNS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이 우물 정(#)자는 핵심 키워드와 함께 사용되어 쉽고 간단하고 명료하게 자신의 일상이나 생각 등을 표현해낼 때 사용됩니다. 이러한 우물 정(#)자는 현대적 소통의 흔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2. 현대적 소통의 심리학 : 소셜네트워크(SNS)

소통이란 함은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한다는 사전적 의미와 더불어 타인과 무언가를 상호 교환하는 하나의 생활입니다. 3차 산업혁명의 결과로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소셜네트워크(SNS)가 급격히 확산되어 왔다. 그에 따라 현대인들은 더 이상 면대면 만남을 통한 소통에만 머물지 않고 SNS라는 가상공산에서의 소통에 점차 비중을 두게 되었습니다. SNS를 중심으로 한 현대적 소통의 심리학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3. 현대적 소통의 심리학 : 가상공간

현대인들의 SNS 사용 목적에는 타인과의 즉각적인 소통과 일상 공유 등이 있습니다. 그들은 SNS라는 하나의 가상공간을 통해 시간 및 공간의 제약 없이 자유로이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SNS 상에서 가상과 실재가 연전되는 신기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존 SNS의 사용에는 개인의 일상을 공유하려는 목적이 두드러졌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개인의 특정한 일상생활을 자랑하려는 즉,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입니다. 의도적으로 개인의 취향과는 상관없는 유명한 맛집이나 예쁜 카페를 간다거나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할 만한 위험한 행위(옥상 난간 끝에 서서 인증샸을 찍는 것)를 시도하는 등 실재 자아보다는 가상의 자아가 이를 앞선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4. 현대적 소통의 심리학 :  가상의 자아

오히려 가상의 자아를 우선적으로 만들어내어 마치 그것이 실재적 자아인 마냥 행동하기 시작합니다. SNS라는 가상공간에서 비춰지는 자아를 위해 가상의 자아의 모습을 먼저 설정해버리고 그에 따라 현실에서 행동하려 하는 것이 현대인의 모습입니다. 

5. 현대적 소통의 심리학 : 자기과시와 인정욕구

이러한 현상들에는 자기과시와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 등이 심리적 기저에 깔려 있는 것입니다.  박성희 저자의 '사이버 공간의 대리자아 아바타의 역할 유형분석'이라는 글에 따르면, 사이버 공간 SNS상에서 대리자아는 신체적 역할, 사회적 역할, 심리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대리자아는 결코 현실과 크게 동떨어져 있지 않은 자아이며 현실자아가 닮고 싶어하는 자아인 것입니다. 

6. 현대적 소통의 심리학 : 대리자아

특히, 신체적 그리고 심리적 역할 수행의 경우는 각각 실현 가능한 희망과 추구하고자 하는 신념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그러합니다. 사회적 역할 수행의 경우는 자신이 속해 있는 집단을 강조함으로써 원만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욕망 혹은 그것을 드러내어 타인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습니다. 대리자아 혹은 가상자아를 실재적 자아가 닮아가고자 하는 것으로 설정함으로써 그 둘 사이의 관계 역전이가 일어나는 이유가 분명해 집니다. 

7. 현대적 소통의 심리학 : 파생실재

보드리야르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러한 현대사회를 시물라시옹의 시대라고 특징지을 수 있겠습니다. 이 때 실제 현실을 압도하는 가상현실을 나타내기 위해 그가 사용한 용어는 파생실재, 영어로는 hyperreality 입니다. 그의 파생실재 존재론에 따르면, 가상의 것들은 더 이상 현실을 모방한 것이 아니게 됩니다. 이제는 가상이 선존재하면서 그 뒤를 실재가 따르며 가상을 통해 실재를 확인하는 전도가 일반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8. 현대적 소통의 심리학 :  가상과 실재

가상과 살재, 이 둘 사이의 명백했던 구분이 사라지면서 혼돈이 발생하기도 하며 가상이 오히려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게 됨으로써 실재의 역할을 가상이 대신하게 됩니다. 따라서 가상세계가 발달해가는 과정에서 가상과 실재가 역전되는 현상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자신이 너무 가상에만 집중해서 본연의 모습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되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국상담학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