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안테나를 온몸에 장착하는 방법

 이 글은 한국상담학신문(265-21-00636)에서 발행하는 글입니다.

 

낡아버린 기억들이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풍화된 기억은 아무리 더듬고 더듬어도 손에 잡히질 않습니다. 감기에 걸린 기억 때문에 마음도 고열로 고생합니다. 심리적 독감에 걸린 상태에서는 우울과 부정적인 자동적 생각에서 빠져나오기가 어렵습니다. 나의 존재감을 인식하고 대인관계에서의 상실감을 회복해야 합니다.

 

2019년 1월 9일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교 메사추세츠 종합 병원 중독 치료 센터의 베티나 호프너(Bettina Hoeppner) 연구원 등은 '중독자 치료 회복에 있어서 자기 관리가 된 긍정심리 훈련이 도움이 되는가? 온라인 무작위 설문조사(Do self-administered positive psychology exercises work in persons in recovery from problematic substance use? An online randomized survey)라는 논문을 약물 중독 치료학회지에 발표했습니다.

 

이 조사에는 약물 중독 증세를 경험한 531명의 성인이 참여했습니다. 이 실험에서 과거 사진에 대해 '긍정적인 두 가지 경험'에 대해서 기록을 하도록 한 참가자들과 반대로 과거 사진에 대해서 '부정적인 세 가지 경험'에 대해 기록을 하게 한 참가자들의 미래에 행복을 기대하는 수치가 달랐습니다. 긍정 경험을 기록한 참가자들은 행복감 수치가 높았고, 부정 경험을 기록한 참가자들은 행복감에 대한 수치가 낮게 나왔습니다.

 

'행복한 순간 떠올리기(reliving happy moments)'라는 심리적 기법은 과거의 행복한 순간을 흘려보내지 않고, 지금(now)의 순간에 의미 부여를 하면서 글로 기록을 하는 것이 행복감에 영향을 미치는 기법입니다. 자신이 살아온 삶의 자취를 글로 남기는 것은 자기 존재감의 향상부터 자기 행복감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글로 삶을 남기지 않는 삶은 죽음과 함께 망각의 늪으로 사라져버리게 됩니다. 사실 글로써 자신의 경험을 기록하고 정리하다 보면 부족한 점을 알고 채우는 일도 가능합니다. 기억 속의 '말 없는 나 자신'이 시간의 강물에 소리 없이 흘러가 버리게 되면, 현실의 마음과 내 안의 마음이 손잡고 나아갈 길이 사라지게 됩니다. 

 

글을 쓰는 행위 자체는 아이들이 레고 블록을 쌓으며 몰입상태(flow)에 들어가는 것처럼 진한 즐거움을 줍니다. 그런 글쓰기 중에서도 '감사 글쓰기', '행복기억 글쓰기'를 꾸준히 하는 것은 긍정의 주춧돌을 놓고 행복의 건물을 올려 가는 것처럼 두뇌 속에서 하나하나 작업이 진행됩니다. 꾸준히 해야 하는 고통은 어느새 기억쾌락의 경계선을 넘나들게 됩니다. 손끝을 따라 글자로 내려가는 나의 기억은 예리하고 섬세해서 삶의 길을 무심코 넘기지 않는 습관이 생깁니다. 이렇게 행복과 감사를 기록하는 습관은 '행복안테나'를 온몸에 장착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하루하루를 무심코 넘기지 않고 안테나를 높이 세워 언제든지 행복 주파수를 맞추게 됩니다.

 

생각을 다듬는다는 것은 '불필요한 감정의 껍질을 떼어내고 복잡한 생각을 깎아 필요한 생각으로 손질하고 매만지는 것'입니다. 다듬어지고 손질이 된 생각이어야 마음의 손을 잡을 수 있습니다. 복잡한 생각은 언제나 내밀고 있는 마음의 손을 잡을 생각이 없습니다. 그렇게 손을 잡을 수 있어야 건강한 행동이 나와 춤을 춥니다.

 

반드시 '꾸준히' 행복과 감사를 기록해야 합니다. 기록을 할수록 뇌의 한 부분에서 행복의 도로망이 커져간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쓴다는 행위에 '심리적 저항감'을 벗어던져야 합니다. 읽기와 쓰기는 병행합니다. 삶을 읽는 시간이 늘어나면 쓰고자 하는 시간도 자연스레 늘어납니다. 책을 읽고 글을 써도 좋지만, 흘려보내는 시간을 멈추고 나의 삶을 읽으며 행복을 써 내려가는 기쁨을 가져야 합니다.

 

 

written by 이재연 교육학 박사(상담전공)

한국상담학신문 대표

행복한 심리상담연구소장

(사)한국청소년지도학회 상임이사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슈 인 심리학' 칼럼니스트

(전)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상담사회교육전공 교수

(전) 대신대학원대학교 상담심치료학과 교수

(저서) 심리학으로 알아보는 우리아이마음설명서(지식과 감성, 2018)

         심리학 편지(지식과 감성, 2017)

         심리학으로 알아보는 가족사용설명서(지식과 감성, 2016)

         심리학, 이슈로 답하다(지식과 감성, 2016)

         자녀의 자아에 사랑을 더하다(지식과 감성, 2016)

         이슈 인 심리학(글로벌콘텐츠,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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