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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상담학신문/음악심리학

김호중과 서수용 선생님, 그리고 행복에 대해서

느루독서심리연구센터(010-2788-3025) 2020. 7. 2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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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너무 덥습니다. 눈을 떠봐도 감아도 더위가 춤을 춥니다. 몸과 마음이 공모해서 만들어내는 기진맥진은 이제 삼시세끼보다 더 익숙해져 갑니다. '김호중 심리학' 글 쓰려고 제목만 적어놓고 손가락은 이미 피서를 떠난 지 오래입니다. 이런 시간이 길어집니다. 글로나마 별님과 아리스님들께 위로와 이해를 드리려고 마음먹었었는데, 초심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굽힐 수 있는 최대의 각도와 전달할 수 있는 최대의 깊이로 사과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마튼 오늘 별님과 아리스님들은 사랑을 굶지는 않았는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TV에서 보면, 별님이 많이 웃고는 있지만, 마음은 울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입니다. 아리스님들도 열심히 휴대폰으로 팬카페에 힘내자는 글을 올리지만, 마음은 오히려 힘 빠지고 있지 않은지 안부를 묻고 싶습니다. 절대로 지치면 안 됩니다. 지쳐버리면 가슴이 메말라갑니다. 메마른 가슴에 눈물까지 적시면 칼날보다 더 날카로운 생각이 남아있는 마음꽃마저 잘라버리게 됩니다. 저는 지칠 때마다 처음 눈물을 흘렸던 '천상재회'를 다시 듣습니다.

 

예전 노래를 듣고 있으면 지친 그림자 속에서도 생명의 꽃들은 쉬지 않고 피어오르는 것을 느낍니다. 별 닮은 꽃과 이슬 닮은 꽃도, 편지 닮은 꽃과 아련함을 닮은 꽃도 여기저기 마음속에 그리도 많이 피어오릅니다. 어떠한 상황과 현실에도 슬퍼하지 않아야 합니다. 슬픔에 빠지면 내리는 비가 모두 눈물이 되어 가슴은 벌컥벌컥 어두움을 마시게 됩니다. 그러니 모두를 지탱할 수 있도록 더더욱 지금 이순간 모든 과정을 가슴으로 안아야 합니다.

2019년 영국 버크셔 레딩 공립대학교의 임상언어심리과학과 줄리아 포크트(Julia Vogt) 교수 연구팀은 '행복하기를 원하지만 방법을 모름: 빈약한 통제력과 감정조절 능력은 가치 행복과 우울증 사이의 연관성을 중재한다(Wanting to be happy but not knowing how: Poor attentional control and emotion-regulation abilities mediate the association between valuing happiness and depress)'이라는 논문을 행복연구학회(Journal of Happiness Studies)에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는 15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행복을 얼마만큼 중요하게 여기는지, 일상적으로 느낌과 감정이 어느정도 영향을 받는지, 우울 증상은 있는지, 혹시 그런 증상이 있다면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해서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설문을 분석한 결과, 행복을 높은 가치로 두는 참가자일수록 우울 징후(sign)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감정에 따라 마음대로 휩쓸리고 마구 다뤄지는 참가자일수록, 사고(thinking), 숙고(consideration)나 경험을 정리하는데 서툰 사람일수록, 행복을 가치 있게 여길수록 우울이 높은 둘 관련성이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첫 설문조사 이후, 또다른 약 300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추가 설문조사를 진행했지만, 설문 분석 결과는 동일했습니다. 행복해지길 원하는 참가자(Wanting to be happy) 일수록 실제로는 우울감을 느끼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행복이라는 감정을 결과로 설정해두고 가치 있게 여기면서, 오히려 과정에서 무수히 많이 느끼게 되는 사소한 감정을 무시하거나 예민하게 여기는 극과 극의 모습을 가지게 되면서 과정을 상실하는 실수를 저지르게 되는 것입니다. 과정 없는 결과적 행복만을 원하는 것입니다.

 

서수용 선생님: "이제야 알겠다. 내가 왜 세계적인 테너로 크지 못했는지. 나는 호중이를 키워내기 위한 하나님의 도구였을 뿐"

김호중: "선생님을 못 만났다면, 오늘의 나는 없다."

 

서수용 선생님께서도 결과가 아니라 힘든 과정을 가슴으로 끌어안고 달렸습니다. 이제는 그 바톤을 아리스가 건네받고, 빛을 비춰주어야 합니다. 김호중이 매일 봐도 질리지 않는 서수용 선생님 같은 불빛이 아리스에게도 남아 있어야, 잠에서 깨어나 뒤척이는 '의지와 희망'이 어두워 길을 잃지 않고 머리에서 가슴으로 걸어갈 수 있게 빛을 비춰줄 수 있습니다.

 

서수용 선생님이 김천 출신이시네요.. 글 쓰고 있는 저도 김천 출신입니다. 처음 알게 되었네요. 기분이 묘하네요. 저도 서수용 선생님처럼 김호중에게 어떤 식으로든 건강한 도구가 되길 바랍니다. 


 이재연(고려대학교 대학원 아동코칭학과 강의전담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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