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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심리학]숫자 9의 심리학 본문

한국상담학신문/소통심리학

[사회심리학]숫자 9의 심리학

느루독서심리연구센터(010-2788-3025) 2018. 3. 2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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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상담학신문(261-21-00636)에서 발행하는 글입니다.



요즘 카페나 식당을 가면 590원이나 10900원 같이 900원이나 9000원으로 끝나는 가격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5900원이나 6000원은 100원 정도밖에 차이 나지 않는데 왜 굳이 100원을 거슬러주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선택했을까요? 뿐만 아니라 홈쇼핑 상품들의 가격들, 그 중에서도 39800원이라는 가격은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고유명사입니다. 그렇다면 왜 홈쇼핑에서는 40000원이 아닌 39800원으로 가격들을 항상 측정할까요?



여기에도 심리학적인 요소가 숨어있습니다. 1974년, 미국의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은 간단한 실험을 통해 한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카너먼은 실험에 참여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0에서 100까지 적힌 돌림판을 먼저 돌리게 한 후(실제로는 10과 65에만 멈추게 설정되어있었습니다.), 유엔에 가입한 나라들 중에서 아프리카 국가는 몇 퍼센트 정도 일까?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당시 아프리카 국가는 대부분 유엔에 소속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돌림판을 돌려서 10이 나온 사람들은 평균 25퍼센트라고 대답했고, 65가 나온 사람들은 평균 45퍼센트라고 대답했습니다. 작은 숫자를 먼저 눈으로 보게 된 사람들이 대체로 큰 숫자를 본 사람들보다 더 적은 수치의 숫자를 말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실 10과 65에는 아프리카 국가가 유엔에 얼마나 참여하고 있는 지에 대한 비율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습니다. 다만 1에서 100까지라는 퍼센트의 범위 안이며, 숫자에 대한 첫 번째 잔상을 남긴 것입니다. 머릿속에 남은 잔상, 처음 보게 된 임의의 숫자가 기준점이 되어버려 이후의 어떤 수를 생각할 때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닻 내리기 효과(anchoring effect)'라고 명명했습니다. 


마치 배가 닻을 내리면 닻과 이어져이는 밧줄의 길이를 넘어서는 배가 움직이지 못하는 것과 같은 현상이라는 뜻입니다. 닻을 내리면 그 주변에만 머물러야만 하는 것이죠. 처음으로 돌아가서 그렇다면 왜 홈쇼핑이나 가게들에서 가격대를 애매하게 정해놓았는지 추리해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처음 가격을 읽을 때 가장 앞에 적혀있는, 큰 단위의 숫자를 먼저 읽게 됩니다. 6000원에서는 6이라는 숫자를, 5900원에서는 5라는 숫자를 먼저 접하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5900원보다 더 저렴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600원이라는 숫자는 6이라는 숫자 때문에 5900원보다 100원 이상으로 더 비싸보익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홈쇼핑에서도 4000원 보다는 200원을 더 저렴한, 39800원을 선택해서 사람들에게 더 저렴한 이미지를 심어주려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눈속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값이 내가 그 상품을 생각할 때의 진정한 가치와 맞는다면 알맞은 소비입니다. 소비하기 전에 그 값에 대해서 한 번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닻 내리기 효과는 알려주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효과는 다른 사례들들에도 적용됩니다. 그 중에서 하나는 다른 상품들과 비교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만 원짜리 시식사 메뉴들 가운데에서 팔천 원짜리 메뉴가 하나 있다면 유독 비싸 보일 것입니다. 이 또한 만 원과 육천 원이라는, 닻들로 인해 발생하는 효과입니다.



한 마디로 숫자라는, 합리적이고 계산적으로 나온 결과처럼 보이는 것들에 속기 쉽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싸다고 해서 많이 사는 것은 좋은 소비가 아니며 내가 필요할 때 그 때 그 때마다 필요한 만큼만 구입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혹시 많이 사면 저렴해서 왕창 사두고선 유통기한이 지나버리거나 아무리 써도 줄어들지 않아서 친구들에게 나눠준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더욱 조심해야합니다. 값이 싸게 보인다고 해서 정말 싼 지 의심해볼 줄 알아야하고 값이 비싸다고 해서 꼭 좋은 물건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소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현명하게 선택할 수밖에 없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닻 내리기 효과에 대해 알고 있고, 의심할 줄 아는 태도를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닻은 금방 거둬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유롭게 현명하게, 우리는 눈속임에 넘어가지 않은 채 우리가 선택하고 소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written by 이재연 교육학 박사(상담전공)
한국상담학신문 대표
한국청소년지도학회 상임이사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슈 인 심리학' 칼럼니스트
전)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상담사회교육전공 교수
전) 대신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
저서) 심리학으로 알아보는 우리아이마음설명서(지식과 감성, 2018)
        심리학 편지(지식과 감성, 2017)
        심리학으로 알아보는 가족사용설명서(지식과 감성, 2017)
        자녀의 자아에 사랑을 더하다(지식과 감성, 2016)
        이슈 인 심리학(글로벌콘텐츠, 2015)


-한국상담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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