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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김호중이 말하는 스승 서수용 선생님의 사랑 7 본문

한국상담학신문/음악심리학

제자 김호중이 말하는 스승 서수용 선생님의 사랑 7

느루독서심리연구센터(010-2788-3025) 2020. 6. 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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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일곱 번째 칼럼입니다. 김호중의 노래를 들으며 글 쓰는 것이 일상이 되어 갑니다. 유퀴즈 프로그램에 나온 영상을 보면서, 김호중과 서수용 선생님의 스트리에 대해 글을 써보려고 키보드에 손을 올렸습니다. 눈물과 땀은 둘 다 짠맛이 나지만 결과는 다릅니다. 눈물은 동정을 얻지만, 땀은 변화를 가져옵니다. 벌레처럼 파고든 상처 한 조각이 휘어진 새벽빛처럼 시큼시큼 전신을 저리게 만들기도 하지만, 축축한 상처를 따뜻한 희망의 햇살에 말려 다시 마음줄에 널어두면 언제든 꺼내 입을만한 경험이 되어줍니다. 김호중의 스토리에는 희망의 눈물과 가슴을 울리는 땀방울이 모두 존재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가치가 있습니다. 

 

2015년도 국민일보 쿠키뉴스에 전 서울대 음대 교수의 제자 폭행 사건에 대해 칼럼을 썼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 김 교수는 제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제자와 학부모들에게 금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김 교수가 이렇게 말을 했었습니다. 

 

"성악과의 도제식 교육이었고, 발성을 잘 내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말에 무의식적으로 화가난 상태에서 칼럼을 써내려 갔던 기억이 납니다. 어찌 도제식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제자를 폭행하고 제자의 가족에게 금품을 받을 수 있는지.. 이와 반대로 김호중의 사례는 정 반대였습니다. 라디오든 방송에서든 김호중은 자신의 삶을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고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자신의 스승인 서수용 선생님과의 인연에 대한 스토리입니다. 서수용 선생님과 처음 만났던 그 순간, 그리고 선생님이 자신을 학교까지 매일 차에 태워서 통학시켜주신 그 시간에 대해 고마움을 잊지 않고 이야기합니다. 스스로의 성공에 취하지 않고, 자신을 도와준 선생님의 은혜를 진심으로 감사하며 드러내는 모습에 더더욱 서수용 선생님과 김호중을 다시 보게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바로 '시간(time)'입니다. 

 

태어나서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인간은 '시간'의 울타리에서 살아갑니다. 시간을 잘 다스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시간과 싸우고 시간에 사로 잡혀서 어두운 감옥 속에 빠져 나오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시간은 모든 것을 잊게도 하지만 모든 것을 흡수하게도 만듭니다. 성장하면서 부모님의 폭력성을 오랜 시간 경험을 하게 되면 그 시간은 자녀를 집어삼켜 평생 동안 '폭력적인 사람'으로 변화시키기도 합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등장하는 크로노스(Kronos)는 '시간의 신'입니다. 크로노스는 태어나는 자식들을 삼켜버렸습니다. 슬프다 못해 끔찍한 이야기입니다. 이런 남편의 모습에 아내 레아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겪게 됩니다.

 

이렇게 무서울 수 있는 시간을 서수용 선생님은 김호중에게 따뜻한 온기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스승과 선생님이라는 단어가 서로 다릅니다. 

 

스승은 순수 우리말로서 '가르쳐서 올바르게 이끌어주는 사람'을 뜻합니다. 하지만 이 말은 일제 강점기에 우리말과 글을 없애려는 민족말살정책으로 일본어인 '센세이'에 해당하는 '선생'이라는 단어가 우리말에 침투해서 모든 교과서에 책을 잠식해버렸습니다. 

 

이 '선생'은 먼저 태어난 사람을 말합니다. 단지 먼저 태어나 '지식'을 먼저 가졌을 뿐인 사람을 말합니다. 다시 말하면 '머리'만 있고 '심장'은 없는 사람을 뜻하기도 합니다. 일본어에서의 선생은 의사나 국회의원 등을 포함해 높임어로 사용되는 말입니다. 이 단어가 우리말에 들어와 지식만 전달하거나 그냥 학교에 있는 사람이나 심지어 누군가를 낮게 부르는 의미로 '00 선생~'이라고 쓰이기도 합니다. 

 

김호중은 스승인 서수용 선생님을 통해서 변화되었습니다. 서수용 선생님은 단순히 머리의 지식을 전달하는 선생님이 아니라 마음을 다듬는 진정한 스승이셨습니다.

 

"넌 노래로 평생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다. 내 전재산을 다 걸 수 있다."

 

이 말에 김호중은 이렇게 느꼈다고 합니다. 

 

"가슴속에서 큰 종이 울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지금까지도 노래를 하게 된 건 모두 은사님 덕분입니다."

 

좋은 인연은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아마도 김호중과 서수용 선생님의 인연이 그럴 겁니다. 김호중이 익숙해져 버린 슬픔에 적응하지 않도록 서수용 선생님께서 의지의 씨앗을 심어준 것처럼, 이제는 김호중이 노래로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씨앗을 심겨주고 있습니다. 

 

 


by 이재연(고려대학교 대학원 아동언어코칭전공 강의전담교수)

3월 1일부터 '일간 독서치료'를 발행합니다.

온몸으로 노를 젓는 어부의 심장이 어린 저에게 있었으면... 그랬다면 좋았을 테지만 그렇지 못했습니다. 10분마다 수십 번 울리면 알람시계도 지칠듯한데 저의 슬픔과 우울은 지치는 기색이 전혀 없이 울렸습니다. 얼마나 울었을까요. 물푸레 잎이 마르듯 눈물이 말라 버려 주변은 소리 없이 고요한데 심장만은 천지를 흔들 정도로 소리 내며 울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심장의 눈물을 마르게 하고 심장의 울림을 토닥이며 심장의 상처를 지우개로 지우듯 만드는 선물을 만났습니다.

바로 '글자'였습니다.

빗물처럼 흘러내리는 눈물도 스스로 닦아낼 수 있도록 삶의 의지를 주었고, 글자들이 종이를 잡고 있는 손가락을 따라 올라와 심장까지 걸어 들어가서 얼룩을 뒤집어쓴 상처를 하얗게 씻어내는 표백제가 되어 주었습니다. 빛과 그림자의 영역은 정확하게 반반이 아니라 내 마음의 눈길이 어디에 가서 닿느냐에 따라 영역의 변화되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행복과 희망의 옷을 입은 글자들을 자주 만나다 보면, 그 글자들이 나에게도 가끔 자신의 행복과 희망의 옷을 입어보라고 빌려주었습니다. 늘 그림자의 영역이 더 넓어 보였지만, 글자가 건네는 희망의 옷을 입고는 그늘 속에서 빛나는 작은 생명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고, 가리고 있던 우울의 안개를 쓱쓱 지우고 어제까지의 풍경과 다른 지도를 보여주었습니다.

글자의 어깨를 빌려 살다가 '심리학'을 만났습니다.

글자의 어깨도 감지덕지인데 심리학은 자신의 심장과 뇌를 건네주었습니다. 자존감을 가지고 적당한 경계에서 문제 해결을 하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감정이 굳어서 장벽이 되지 않도록 허물어 주었고, 생각이 지나친 편견이 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 주었습니다. 행동이 충동적으로 춤을 추지 않도록 적당한 리듬을 타는 일관성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오해가 이해로 바뀌고, 자존심이 자존감으로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2010년 영국의 교육심리학회지에 미국 미주리대학교 케이스 시아니 교수팀이 '무의식적으로 바라보는 긍정과 부정의 글자가 동기부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18세에서 23세까지 131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했습니다.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알파벳 A와 F 글자를 보면서 시험을 치를 때 시험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첫 번째 실험은 A 그룹 학생들에게 3분 30초 동안 15문항의 유추 검사를 받는 동안 시험지 오른쪽 상단에 '시험지 A'라는 글자가 있었고, 다른 B 그룹 학생들에게는 '시험지 F'라고 쓰인 시험지로 진행했습니다. 실험 결과, A를 보며 검사를 받은 A 그룹이 F 글자를 보며 검사를 받은 그룹에 비해 높은 평균 점수를 받았습니다. A 그룹 평균은 11.08점. B 그룹은 9.42점이었습니다.

두 번째 실험은 A 그룹은 '시험지 A', B 그룹은 '시험지 F', C 그룹은 '시험지 J'가 쓰인 시험지로 검사를 받도록 했습니다. 1분 30초 안에 수수께끼 15문항을 풀게 했습니다. 실험 결과, A 그룹은 6.02점. B 그룹은 3.65점. C 그룹은 4.76점이 나왔습니다. 즉 글자 A를 보며 문제를 푼 그룹이 F 글자를 보며 푼 점수가 평균 2.27점 이상 높았습니다.

이렇게 시험을 풀기 전에 어떤 글자를 주의 깊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무의식적으로 목표에 도달하도록 동기부여를 하는지에 대한 심리 형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반대로 부정적인 상징을 담고 있는 F 글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무의식적으로 '실패(fail)'라는 개념을 형성하고, 이런 실패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강박심리가 형성되어서 불필요한 생각이 많아지는 문제점을 만들어냅니다.

글자와 심리학은 가슴속에서 들리는 슬픔과 아픔의 볼멘소리에 고개를 떨어트리는 것을 보지 못합니다. 희미하게 비껴드는 햇빛을 당겨 덮고 심장의 차가운 온도를 높입니다. 삼시세끼 밥상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으면 좋겠습니다.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닌 지금 이 순간 현실 속에서 나날이 여위어 가는 눈동자가 번득이면 좋겠습니다.

by 이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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