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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부분에서 숨어 계시던 분들이 팬카페까지 문지방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을까요? 13번째 칼럼 본문

한국상담학신문/음악심리학

어떤 부분에서 숨어 계시던 분들이 팬카페까지 문지방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을까요? 13번째 칼럼

느루독서심리연구센터(010-2788-3025) 2020. 6. 29.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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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으로 지인이 사진 3장을 보내왔습니다. 혹시 이 분 아냐고... 모르는 분인데요? 왜요?라고 물어봤습니다. 그리고는 글을 보니, 제 이름이 나와 깜짝 놀라서 살펴봤습니다. 저에게 팬카페 가입자 수가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분석하면 좋겠다는 글이었습니다^^ 방금 12번째 칼럼을 1시간을 투자해 글을 쓴지라.. '쉴까? 다시 키보드에 손을 올려?' 막 이러면서 고민하다가 김호중을 위해서라면 지금 쓴다! 로 결정했습니다. 김호중에게 도움이 된다면 잠을 줄여서라도 쓰고 싶습니다. 

 

위에 보내준 질문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1. 어제 6월 28일 새벽 5시부터 오후 1시 20분 사이에 약 700명 이상이 팬카페에 가입. <1차 가입자수 급증>

2. 어제 오후 1시부터 저녁 9시까지 약 1600명이 팬카페에 가입. <2차 가입자수 폭증>

3. 도대체 왜 이렇게 급속도로 팬들이 늘어난 걸까요? <질문>

 

혹시 심리적인 분석이 필요한가... 고민을 하다가 실시간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1차 분석: 급증한 날짜가 28일입니다. 

2차 분석: 그렇다면 28일 이전에 뭔가 감동적이거나 마음을 움직이는 사건이 있었다는 예상!

3차 분석: 결론은 27일에 방송되었던 전참시 프로그램에서 김호중의 팬사인회가 원인!

 

그렇다면, 어떤 부분에서 숨어 계시던 분들이 팬카페까지 문지방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을까요? 

 

2017년도 영국 헐 대학교(University of Hull) 심리학과 헤닝홀레 교수팀은 '사회적인 행동들에도 전염성이 있다'는 것을 실험해서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로 발표했습니다. 

 

이 실험에서는 51명의 성인이 참가했습니다. 먼저 이 실험참가자들의 성격 검사(개방성, 외향성, 공감 능력)를 실시했습니다. 그 후 이들에게 비디오 영상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영상에는 누군가 자신의 팔과 가슴을 긁거나 툭툭 두드리고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비디오를 보고 있는 실험 참가자들의 뇌를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관찰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 비디오를 보던 실험 참가자의 3분의 2가 전부 영상에 나오는 장면과 같이 자신의 몸을 긁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인간은 두뇌의 1차 체성 감각 영역(primary somato sensory area)에서 타인이 하는 행동을 시각적으로 관찰하게 되면 같은 행동을 하도록 전염되는 현상을 가집니다. 즉 다른 사람과 공감하고 싶어서 나타나는 본능인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김호중이 팬들과 웃음과 눈물을 함께 나누는 팬사인회 영상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직접 행동하고 싶다'는 사회적 행동이 전염된 것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도 그랬습니다. 조용히 뒤에서 응원하려고 칼럼만 쓰다가 팬카페에 아마 5월달에 가입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워낙 많은 주위분들이 능동적으로 덧글 달고 영상을 찾아다니면서 좋아하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 보고, '아리스가 되어야겠다!' 하면서 실행을 했던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사회적 전염이 된 것이네요. 조용한 팬에서 적극적인 아리스로!!!

 

28일과 29일. 단 이틀동안 단순히 3000명의 숫자가 늘어난 것에 단순히 기쁜 것이 아니라, 3000명 한 분 한 분이 이전의 아리스들 개개인이 결심하고 팬카페에 들어왔던 그 마음과 같기에 흥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잘했어, 수고했어, 괜찮아, 힘내, 사랑해, 멋져!'라는 말을 김호중에게 끊임없이 남기다 보면 결국 그 말들은 마법의 언어가 되어 자신을 향해 되돌아가고 당신을 지켜주는 언어가 됩니다. 인생이라는 텍스트를 정확히 이해하는 데는 시간의 세례가 필요합니다. 짧은 만큼, 긴 만큼, 딱 그만큼. 그런데 김호중의 노래가 어느 순간 눈물처럼, 또 감동처럼 그렇게 다가와 마음 깊숙한 곳에 앉아버렸습니다. 

 

척박한 땅에서 피어나는 장미의 향기가 짙고 오래갑니다. 힘들게 핀 김호중도 그럴 겁니다. 이제는 울지 말고 초조해하지 말길.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도록 아리스가 김호중 너의 곁을 지킬 테니.


이재연(고려대학교 대학원 아동코칭학과 강의전담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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