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의 오류와 호프스태터의 법칙

이 글은 한국상담학신문(265-21-00636)에서 발행하는 글입니다.

1. 계획의 오류와 호프스태터의 법칙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둘러싼 담론이 한국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비트 코인은 가상 화폐이자 이 화계가 작동하는 방식 그 자체를 말합니다. 실제 돈은 아니지만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 이용료를 결제할 수 있는 화폐입니다. 주식과 비슷합니다. 다만 중앙에서 관리하는 기구가 없으며 누구나 비트코인을 만들고 각가 사이에 전체 통화량이 정해져있다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비트코인으로 큰돈을 벌었다는 사람들도 존재하지만 반대로 파산했다는 사람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개념이 명확해진지 얼마 되지 않은 비트코인이 갑자기 흥행하고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된 데에는 어떠한 심리학이 숨어있을지 살펴보겠습니다.

2. 계획의 오류와 호프스태터의 법칙

1994년 미국의 심리학자 로저 부흘러(Roger Buehler)는 '계획의 오류(Planning fallacy)' 개념을 발견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로저 부흘러는 학생들에게 졸업 논문을 완성하는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지 예측해보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만약 모든 일이 최악의 상황으로 흘렀을 때를 가정해보라고 말했습니다. 학생들은 평균 48.6일이 걸릴 것이라 예상을 했지만 실제로 졸업 논문을 완성하는 데에는 평균 55.5일이 걸렸습니다.

3. 계획의 오류와 호프스태터의 법칙

미국의 유명한 인지과학자인 더글러스 호프스태터(Douglas Hofstadter)는 모든 일은 계획된 일정보다 항상 늦어지기 마련이라며 "모든 일은 항상 예상했던 것보다 오래 걸린다. 심지어 호프스태터의 법칙을 고려해서 계획을 세웠다 해도 말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호프스태터의 법칙(Hofstdter's Law)'이란 낙관주의적 편향으로, 우리가 계획을 세우는 시점에서는 자연히 의욕이 넘치고 계획을 수행해나가는 미래의 자기 자신의 모습을 항상 과업에 매진하고 있을 사람이라고 예상한다는 것입니다. 계산적이고 철저하게 계획을 세울 것이라는 예상과 다르게 긍정적인 자기 이미지가 몰래 나의 계획을 세워버리는 것입니다. 

4. 계획의 오류와 호프스태터의 법칙

비트코인 또한 내가 수익을 만드는 방식이 투자 계획과 상장에 대한 예측이 크게 작용합니다. 그때 내가 최고점과 최저점으로 예상한 것이 사실은 자기가 세워둔 최상의 이미지, 좋은 결과를 얻었을 때의 이미지가 개입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가상화폐 투자로 큰 성공을 거둔 인물들에 대해서 그 사람들의 성공담에만 집중하게 되고, 다른 기타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하거나 기억을 덜 하게 되는 방식으로 그러한 개입을 도와줄 수도 있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투자하게 만드는 원동력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자기 이미지의 형성은 나를 움직이게 만들고 새로운 것을 도전하게 해주는 힘이 되어줄 수 있지만, 동시에 투명하고 객관적인 계획을 세우기 어렵게 만들기도 합니다. 특히 비트코인과 같이 성과의 여부가 극명하게 갈리는 경우에 대해서 꼭 필요한 신중함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을 경우의 좌절감과 패배의식에 휩싸이는 것은 능력 있고 자신만만하게 떠올렸던 자기 자신에 대한 이미지를 순식간에 망가뜨릴 수도 있습니다. 

5. 계획의 오류와 호프스태터의 법칙

우리는 이것을 분명히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의 이미지나 능력, 평가,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은 고정적이거나 객관적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항상 변화하며 예측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계획에 실패하거나 완벽한 계획을 세우지 못한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진정한 긍정성이란 내가 세워놓은 이미지에 다다르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모습입니다. 어떤 결과에 대해서도 수긍하는, 안 좋은 결과에 나 자신을 투영하지 않으며 과정으로 생각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뉴욕대학교 심리학과 탈리 샤롯(Tali Sharot) 신경과학박사는 TED 강의에서 낙관론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낙관론으로 얻을 수 있는 희망은 여전히 남아있고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 방법의 중요한 점은 바로 지식입니다. 사람은 편견에 대해 지식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습니다. 이런 편견들은 과학적인 조사에 의해 발견되어집니다. 좋은 소식은 낙관주의적 편견이 환상을 깨지는 못한다는 것을 우리가 인식해가고 있습니다. 마치 편견을 이해한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 착시현상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비현실적인 편견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계획과 규칙을 만들기 위해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좋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동시에 희망으로 남는 것입니다."

6. 계획의 오류와 호프스태터의 법칙

이와 같은 말을 통해 우리는 희망을 가지되 수행 과정 중에 있었던 착오들을 기억하며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현명함을 가져야 한다는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 번 실패했어도 우리는 그 실패로 좌절하고 있는 사람들으로 그대로 남을 것이 아니라 다시 한 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가능성이 무한한 내 인생의 주인공이기 때문입니다.   

written by 이재연 교육학 박사(상담사회교육전공)

한국상담학신문사 대표

행복한 심리상담연구소장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상담사회교육전공 교수

한국청소년지도학회 상임이사

전) 대신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

-한국상담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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