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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가르닉 효과

느루독서심리연구센터(010-2788-3025) 2018. 2. 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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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상담학신문(265-21-00636)에서 발행하는 글입니다.


1. 자이가르닉 효과

많은 드라마들이 대부분 아주 극적인 장면에서 끝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해결되지 않는 궁금증은 드라마의 다음 화를 보게 만들고 막상 보면 그렇게 큰 일은 아니었지만 다시 그 내용이 끝날 때 새로운 궁금증을 만들어내곤 합니다. 


이것은 심리학에서 자이가르닉 효과(Zeigarnik effect)의 한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 심리학자인 블루마 자이가르닉(Bluma Zeigarnik)은 어느 날 식당에서 수많은 손님들의 주문을 기억하고 서빙하는 웨이터들이 서빙이 끝나고 나면 바로 직전에 가져다 놓았던 메뉴를 잊어버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이가르닉은 이 현상을 문제적으로 생각해서 실험을 통해 하나의 효과를 발견하게 됩니다. 자이가르닉은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2. 자이가르닉 효과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간단한 과제들을 수행하도록 했습니다. 한 집단에는 지속적으로 그들이 과제를 수행하는 것을 방해하였고, 다른 집단에는 아무런 관여도 하지 않았습니다. 지속적으로 방해를 받은 집단은 과제를 완결하지 못하게 되었고, 그렇지 않았던 집단은 과제를 끝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과제 수행 이후 참가한 학생들의 과제 회상률을 조사해보자 지속적으로 방해를 받아 과제를 마치지 못한 집단의 회상률이 1.9배 더 높았습니다. 자이가르닉은 이러한 현상을 인지적 불평형 상태(disequilibrium state)가 야기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불평형 상태에서의 긴장이 과제가 해결될 때까지 계속되어, 문제와 관련된 기억은 생생하게 남는다는 것입니다. 

3. 자이가르닉 효과

이에 따르면 수많은 손님들이 하나의 과제가 끝나기 전에 끝없이 새로운 과제로 웨이터들을 방해했던 것이 오히려 웨이터가 그 많은 과제들을 기억할 수 있게 해주었던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글의 처음에 말했던 드라마로 돌아가 다시 생각해보면, 많은 드라마들이 자이가르닉 효과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완결되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하여 시청자들로 하여금 완결시켜야 한다는 긴장상태, 호기심을 주입시켜 다음 화를 볼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중간 중간에 삽입되어 있는 광고에 대해서도 자이가르닉 효과는 우리가 당장 화면을 끄지 않는다는 점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4. 자이가르닉 효과

더 나아가서 우리는 성공하고 행복했던 기억보다는 실패하고 좌절했던 기억을 더 생생하고 잘 떠올린다는 것과도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일상적이고 다정했던 연애의 기억보다는 안타깝고 불쌍했던 첫사랑 또는 짝사랑의 기억이 오래 남는 것 또한 비슷한 맥락입니다. 자이가르닉 효과는 언뜻 기억력과 수행력을 순간 증진시켜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기도 하지만, 때로 나를 소모하고 힘들게 하는 일이 되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자이가르닉 효과가 초래하는 것들 중 하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이기도 합니다. 끔찍한 과거의 일들에 대한 기억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증상인 PTSD는 완결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심리적 충격이 기억에 각인되어버리는 것입니다. 끝나지 않음은 어떤 사람들에게 도저히 출구를 찾을 수 없는 미로와 같습니다.

5. 자이가르닉 효과

우리는 평소에도 끝맺지 못한 일들을 자주 흘려보내곤 합니다. 내가 잘못을 저질렀던 친구에게 먼저 용서를 구하는 일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누군가 나에게 잘못을 저질렀을 때 용서해 줄 수 있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또는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었는데 덜컥 겁이 나거나 눈치가 보여서 손을 들지 못했던 일이나 내가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그 당시에는 나서지 못했던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때로 마무리를 지어 시간의 편으로 흘려보내주어야 합니다. 끝맺지 못한 결말들은 항상 기억을 떠돌며 우리는 괴롭히고, 훌륭하게 해낼 수 있는 일들을 주저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내 기억의 주인과 그 기억 속에 남아있는 사건의 주인공은 언제나 자기 자신이기 때문에 그 일들을 마무리 짓고 끝을 보는 것 또한 자기 자신입니다. 용기를 내서 직접 하나씩 해결해나간다면 발검음이 가벼워지고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롭고 아름다운 세상이 조금씩 잘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한국상담학신문-
건강한 가족회복, 개인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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