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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회복프로젝트(5)] 간절함의 손을 슬픔과 아픔으로 직접 욱여넣고 단단히 움켜쥔 후 끄집어 내 버려야 합니다. 본문

한국상담학신문/가족심리학

[가족회복프로젝트(5)] 간절함의 손을 슬픔과 아픔으로 직접 욱여넣고 단단히 움켜쥔 후 끄집어 내 버려야 합니다.

느루독서심리연구센터(010-2788-3025) 2018. 2. 13.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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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상담학신문(265-21-00636)에서 발행하는 글입니다.



마음 위로 떨어지는 눈물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을 청하는 날이 있습니다. 외로움은 가족이라는 나무를 의지 삼아 키를 키웁니다. 침묵 속에 슬픔의 비를 맞고 있는 마음은 어제와 오늘이 묘하게 대비가 됩니다. 쉼표를 찍듯 한 호흡, 두 호흡 삶을 내쉬는 마음으로 시간의 다리를 조심스레 건너봅니다. 마음은 늘 겨울과 봄 사이를 지나가는 다리 위에서 건너지 못하고 되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온 마음이 파김치처럼 늘어집니다. 가족의 마음 한 쪽이라도 장막을 걷어내서 밝은 빛 한 줄기를 받으려면 일어나 걸어나가야 합니다. 고운 채로 쳐놓은 똑 고물같이 부드러운 풍경이 내 앞에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해야 합니다. 


1993년에 캘리포니아 대학교 심리학과 샬롯 레이즈만(Charlotte Reissman), 아서 아론(Arthur Aron) 교수 그리고 스탠퍼드 대학교 심리학과 멀린 벌겐(Merlynn Bergen) 교수는 부부 어떤 활동을 함께할 때 만족도가 높은지 실험을 해서 사회 및 대인관계 학회지(Journal of Social and Personal Relationships)에 발표했습니다. 논문 제목은 '공동 활동 및 결혼 만족도: 인간관계와 자기 확장 VS 지루함(shared activities and marital satisfaction: Causal direction and self-expansion versus boredom)'이었습니다. 

교수팀은 부부를 모집하기 위해 광고를 내서 총 53쌍을 참여군으로 결정하고, 이들 부부의 결혼 생활은 평균 15년 정도였습니다. 먼저 이들 부부를 A와 B 그룹으로 나눠서, 10주간 지켜보았습니다. 일주일에 1시간 30분의 활동을 함께하게 했습니다. 먼저 A 그룹 부부에게는 영화보기, 외식하기 등의 '즐거운 활동(pleasant activity)'을 했습니다. B그룹에게는 여행이나 공연, 연극과 같은 '흥분되는 활동(exciting activity)'을 했습니다. 


이들에게 10주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최소 10번의 각자 주어진 활동을 했습니다. 이들 부부에게 어떤 관계 만족도에 변화가 있었을까요. 영화나 외식과 같은 즐거운 활동을 한 A 그룹 부부들은 7%가 증가했습니다. 반면에 스키, 여행, 공연과 같은 흥분되는 활동을 한 B 그룹 부부들은 13%가 증가했습니다. 아무것도 활동을 안 한 그룹(no-special-activity group)에 비하면, A그룹과 B그룹은 뭐라도 부부가 1주일에 한 번씩 같이 활동을 하면 관계 만족도는 분명히 증가율을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더 큰 만족도를 보이기 위해서는 가슴 뛰고 흥분되는 활동일수록 부부의 만족도는 높아집니다. 


심리학에는 '자기확장 이론(self-expansion theory)'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사람은 나의 자아를 확장하고 자아실현을 원하는 것이 본능입니다. 연인의 관계에서 부부가 되는 과정은 나의 자아가 배우자를 통해서도 확장되기 때문에 반려자의 만족은 곧 내 자아에 만족감을 가져다줍니다. 하지만 자아의 확장이 계속해서 이뤄지지 않고 늘 반복되거나 정체되게 되면, 자아상실이나 만족감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부부에게는 권태기(period of lassitude)가 찾아오게 됩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는 이렇게 초반에는 '새로움'이라는 관계를 통해 나의 자아를 상대로 하여금 빠른 속도로 확장을 하다가 '익숙함'이라는 관계로 발전하면서 자아확장의 속도가 느려지게 됩니다. 심지어 자아확장이 막혀있거나 고여있게 되면, 겉으로는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관계지만 심리적으로는 달과 지구의 거리만큼 멀어진 것입니다. 


여러 활동이 모여들어 황홀한 시간을 통째로 몸과 마음에 들여야 합니다. 눈만 돌리면 밥때가 돌아오는 것처럼 우울과 외로움도 시시때때로 찾아옵니다. 허기진 마음을 생각으로만 채우지 말고, 일어나 행복을 뼈 마디마디에 새겨야 합니다. 가슴에 얹힌 납덩이를 눈물로만 녹이려 하지 말고 작은 활동이라도 시작해서 잔떨림이 가슴까지 전해서 누르던 것들을 털어내야 합니다. 눈물로 가린다고 안 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간절함의 손을 슬픔과 아픔으로 직접 욱여넣고 단단히 움켜쥔 후 끄집어 내 버려야 합니다.  
written by 이재연 교육학 박사(상담학전공)
한국상담학신문 대표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슈 인 심리학' 칼럼니스트
한국청소년지도학회 상임이사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상담사회교육전공 교수
전) 대신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

-한국상담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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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휴 및 강의 문의: 010-2788-3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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